겁쟁이 우리 순둥이 새끼 낳더니 무서워 ~
김일광 글·김재홍 그림, 봄봄, 61쪽 7800원, 초등 저학년 읽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그러면서도 한 가닥 애잔함을 느끼게 하는 동화다. 순둥이는, 작가 본인인 듯 싶은 '아저씨'가 기르는 개 이름이다. 겁쟁이인지 도통 짖지 않아 이름이 순둥이다. 좀 큰 소리가 나거나 낯선 사람이 얼쩡대면 어느새 구석진 곳으로 숨어버릴 정도다. 동네 사람들이 벙어리 개라 수군거리는 바람에 아저씨가 걱정을 하자 순둥이는 '개라고 꼭 짖어야 한다는 법이 어딨어요'라고 반문한다. 그런 순둥이가 새끼를 낳고는 달라진다. 밤중에 찾아온 도둑고양이를 향해 앞니를 드러내며 무섭게 짖어 아저씨가 방에서 뛰쳐나오기도 한다. 새끼를 지키기 위해서다. 순둥이가 낳은 강아지는 네 마리다.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짓궂은 장난을 하는 튼실이가 첫째, 입에 맞지 않은 밥을 주면 그릇을 밀어내며 버티는 떼쟁이가 둘째다. 셋째 얼룩이는 꽃밭에 들어갔다가 들켜 끌려나오곤 하는 엉뚱이고, 넷째 희동이는 엄마를 꼭 닮은 겁보로 어미 다리 사이를 좀처럼 벗어나지 않는다. 강아지들이 젖을 뗀 뒤 어느 날 아침 아저씨는 커다란 상자에 튼실이를 담아 들고 나간다. 집이 좁아 다 키울 수 없어 튼실이의 장난을 다 받아줄 친절한 선생님에게 보낸 것이다. 이어 맛있는 걸 많이 먹을 수 있는 식당 집으로 떼쟁이를, 함께 놀아줄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얼룩이를 보낸다. 순둥이는 '꼭 보내야 해요? 안 보내면 안 돼요?'라고 짖지만 아저씨 마음을 돌릴 수 없다. 마지막으로 겁 많고 약한 희동이마저 바다가 보이는 하얀 집으로 떠나 보내기 전 나누는 아저씨와 순둥이의 '마음의 대화'가 코끝을 찡하게 한다. 특별한 사건은 없지만 사람과 동물 간의 교감을 잔잔하게 그린 글이, 수채화풍의 삽화와 어우러져 잠시나마 순수한 마음을 갖게 만든다. 김성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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