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막 뗐으면 `이유식 독서`
교과서 단편소설 미리 맛보고
눈높이 철학·역사책 꼭꼭 씹어요
눈높이 철학·역사책 꼭꼭 씹어요
눈 팽팽 도는 아찔한 경쟁시대의 요구를 거스를 수 없다면 의욕적으로 앞서 가는 게 상책. 하나라도 남보다 빨리, 더 많이 읽히고 싶은 엄마들에게 책 읽기의 순조로운 등급 상향을 위해 이유식 목록을 권한다. 동화를 떼고 본격 문학 작품으로 넘어가는 예비 중학생이라면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단편 소설을 맛보게 하자. '교과서 한국단편소설'(효리원)에는 오정희.박완서의 작품을 비롯해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한국 대표작가의 단편 소설이 수록돼 있다. 단편이 장편보다 부담이 덜하다고 만만히 봤다가는 체하기 십상. 간결한 절제미와 행간의 여운, 상징과 은유로 응축된 문장 때문에 아이들에겐 때로 장편보다 어려울 수도 있다. 미리 워밍업을 하고 대한다면 한결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머잖아 요슈타인 가아더의 철학 소설을 거쳐 바칼로레아 철학까지 정복해야 할 어린 전사들에게 철학적 사고의 감각을 길러주고 싶은 엄마들을 위해서는 데이비드 화이트의 '열세 살의 논리 여행'(해냄)을 권한다. '빌린 물건은 돌려줘야 할까?' '열심히 공부하면 시험 성적도 좋을까?' '모든 사람이 지구가 네모나다고 믿으면 지구는 네모난 걸까?' '5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사람일까?' 저자는 재미있고도 아리송한 질문을 통해 "생각하는 일은 재미있지만 그 재미는 노력을 통해 얻어진다"는 사실을 넌즈시 일러준다. 골치 아픈 철학책으로의 유연한 연착륙을 유도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논술은 사고력과 문장력, 지식과 창의력의 종합평가다. 속성완성의 환상이란 애초에 불가능하다. 장기전에 대비하려면 기초체력이 든든해야 한다. 머잖아 역사의 망망대해에 뛰어들어야 할 아이들에게 근력은 필수. 네루의 '세계사 편력 청소년용'(일빛)으로 준비운동을 시켜보자. 아직 청소년용 역사책을 체계적으로 받아들이기 버거운 아이라면, 수잔 와이즈 바우어의 '교양 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사'(꼬마이실)로 광대한 세계 역사의 조감도를 먼저 익히는 게 급선무. 고대사를 지루해 하는 아이의 경우에는 현대사부터 읽혀 글 읽기의 탄력을 붙이는 게 현명하다. 대상연령은 논술 업그레이드를 준비하는 12세 이상의 어린이와 초등논술 첫 고개를 무사히 넘기고 신발끈을 고쳐 매는 엄마들. 임사라 <동화작가> romans828@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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