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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뇌졸중’ 너무 모른다”

淸潭 2007. 2. 11. 18:57
“한국인, ‘뇌졸중’ 너무 모른다”

뇌졸중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성인 사망의 주요 원인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뇌졸중은 크게 뇌경색과 뇌출혈로 구분할 수 있다.

 

과거 관리를 하지않는 고혈압 환자가 많았던 시절에는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이 많았던 것과 대조적으로 최근에는 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의 비율이 전체 뇌졸중의 70~80%로 크게 높아지고 있다.

 

둘 다 발병 과정이 워낙 급박해 자칫 사망하거나, 사망하지않더라도 심각한 후유장애를 동반하기 쉽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뇌경색 발병 후 3시간 이내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거나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등 초기에 적절히 대응하면 후유증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 뇌졸중 발생 후 3시간 이내 병원 찾는 환자는 20.5%에 불과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유경호 교수팀이 2002년 11월부터 2004년 6월까지 대한뇌졸중학회 환자등록 시스템에 등록된 전국 17개 의대 29개 대형병원의 뇌경색 환자 1만811명을 대상으로 분석, 대한뇌졸중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을 뇌졸중에 대한 대처가 얼마나 늦는지를 알 수 있다.

논문에 따르면 1만811명의 환자 중 혈전용해제 치료가 사용 가능한 시간인 `발병 후 3시간 이내'에 병원을 찾은 환자는 겨우 20.5%에 불과했다. 즉 뇌경색의 초기 치료가 지연되고 있다는 얘기다.

뇌졸중은 발생 후 몇 시간 이내의 적극적 치료가 환자 회복 정도를 좌우한다. 그만큼 초기 대처와 대응이 치료의 중요한 변수인 셈이다. 최근 일본에서 이뤄진 대규모 급성기 뇌졸중 역학 자료를 보면 3시간 이내 병원에 도착한 환자가 전체 뇌졸중 환자 중 36.8%인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의 경우와 대비해보면 16%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혈전용해제를 투여 받은 환자가 전체 조사대상자 중 약 2%(216명)로 미국, 일본 등의 의료 선진국과 비교할 때 유사하거나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의료진은 "이번 데이터가 대부분 전국 대도시에 위치한 대학병원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중소규모 병원을 중심으로 비교하면 초급성기 뇌졸중의 치료 현황이 이 보다 크게 미흡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고혈압, 당뇨병 등 위험인자 관리 소홀

 

이번 연구대상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64.5세로, 남성이 전체의 56.4%를 차지했다.

환자들의 병력을 통해 뇌졸중 위험요인을 살펴보면, 고혈압이 58.3%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흡연력 37.9%, 당뇨병 29.4%, 뇌졸중 과거력 23.5%, 고지혈증 19.8%, 심장질환 17.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런 뇌졸중 위험요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상당수 환자가 뇌졸중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적절한 치료의 필요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의료진은 지적했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고 있었던 기간과 치료의 적절성을 조사한 결과, 환자들의 89.9%가 뇌경색 발병 전 이미 고혈압 진단을 받았으나 이 중 45.4%만이 정기적인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당뇨병 역시 77.5%의 환자들이 앞서 진단을 받았지만 혈당을 정기적으로 조절해온 환자는 겨우 32.5%에 불과했다.

 

◇ 뇌졸중의 올바른 대처방법

 

▶ 1단계 : 예방

 

고혈압, 흡연, 비만, 당뇨, 부정맥, 과음, 스트레스 등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혈압약을 매일 복용하고 운동, 식이요법 등을 충실히 지켜야한다.

 

▶ 2단계 : 후송

 

언어장애, 시야장애, 걸음걸이 이상, 어지럼증, 메스꺼움과 구토, 두통, 복시(두 눈을 뜨고 한 물체를 보았을 때 겹치거나 둘로 보이는 증상),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신체 한 쪽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등 뇌졸중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으로 후송해야 한다.

특히 뇌경색의 경우는 다른 무엇보다 `빠른 후송'이 최우선이다.

 

▶ 3단계 : 진단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를 통해 정확한 병변과 뇌혈관이 터졌는지 여부를 막혔는지 확인한다. 뇌경색과 뇌출혈은 치료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MRI 영상 기술의 발달로 뇌병변의 크기와 부위뿐 아니라 치료 예후도 평가할 수 있다.

 

▶ 4단계 : 치료

 

뇌경색의 경우 발병 3시간 이내라면 혈전용해제 투약으로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다만 너무 심한 뇌경색이나 시간이 지연된 경우에는 오히려 뇌출혈을 동반할 수도 있는 만큼 뇌졸중 전문가의 치료와 경과 관찰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해 항혈전제를 반드시 장기적으로 복용해야 하며, 혈관이 많이 좁아져 있거나 혈관에 동맥류가 있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유경호 교수는 "뇌졸중은 암에 이어 한국인 사망원인 2위지만 앞으로 인구의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사회경제적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효과적인 뇌졸중 예방을 위한 대국민 홍보와 교육, 뇌졸중 환자의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