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으로 특종을 할 수 있다. 돈을 벌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 때문에 회사에서 해고될 수도 있다... 여기서 ‘이것’에 해당하는 말은?
정답은 ‘블로그(blog·정보 공유 및 배포에 용이한 인터넷 홈페이지의 일종)’다.
1930년대가 ‘라디오 전성시대’였고 1950년대를 TV가 제패했다면,
2004년부터는 ‘블로그 전성시대’로 역사에 기록될 것 같다고 시사주간지 타임이 보도했다.
올해 메리엄웹스터사전 웹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도 블로그였다.
타임은 올해의 화제였던 블로그와 관련, 최신호에서
‘우리가 블로그에 대해 알게 된 열가지 사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하 기사 내용 요약.
1. 블로깅(블로그를 하는 것)은 당신을 실직자로 만들 수 있다
델타 항공 미녀 승무원 엘런 시모네티(30)는 유니폼 차림으로 찍은 자기 사진들을
자기 블로그에 재미로 올리다가 회사로부터 해고당했다.
그러나 그녀는 블로그 제목을 ‘해고된 승무원의 일기’로 바꾼 뒤
해고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법정 투쟁기를 계속 올리고 있다.
2. 블로거(블로그를 하는 사람)도 특종을 할 수 있다
출판인인 러스 킥은 이라크에서 전사한 미군의 관 사진이
언론에 실리지 못하도록 미군이 단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블로그에 성토하는 글을 올린 뒤 알 권리 침해로 소송을 걸었다.
당황한 미 국방부는 그에게 관 사진을 CD에 담아 배달했고,
그의 블로그에 즉각 단독 게재된 이 사진들을 다른 언론들도 받아썼다.
3. 블로거가 살아있는 뉴스를 만든다
보수파 블로거 글렌 레이놀즈는 ‘진실을 위한 고속정 참전용사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고,
자유파 블로거 데일리 코스는 부시가 첫 TV토론 때 수신기를 장착했다는 의혹을 널리 알렸다.
블로그의 ‘스크랩’과 ‘반복’ 기능은 자기 집 애완동물에 관한 문제도 전국적 관심사로 만들 수 있다.
4. 블로그는 자극적일 수도 있다
미국의 한 국회의사당 직원이 '의사당 여성'이라는 애칭으로 블로그를 만들어 자신의 성생활을 상세하게 올리면서,
국회에선 열띤 ‘범인’ 색출 작업이 벌어지기에 이르렀다.
결국 범인으로 드러난 제시카 커틀러(공화당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비서)는
‘의원님 컴퓨터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혐의’로 해고됐고,
해고 후 그녀를 가장 먼저 인터뷰한 매체는 또다른 블로그였다.
5. 블로거는 사기꾼일 수도 있다
스스로 레즈비언이라고 밝힌 레인 존슨의 블로그는
3년 반 동안 수천명의 팬을 확보했다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
팬들의 추적 결과 블로그 주인공은 레즈비언이 아닌 30대 남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빌 클린턴 블로그’ 등 가짜 블로그들이 인기를 모았다.
6. 블로거도 돈을 번다
블로거는 잠옷 입은 상태로 돈을 벌 수 있다.
온라인 광고는 인기 블로거들을 ‘프로’로 만든다.
정치 블로그를 운영하는 조슈아 미카 마셜은 배너 광고로 한달에 5000달러를 벌어
연구용 조수를 고용하기까지 했다.
7. 블로거는 대부분 여성이다
초기에는 남성들이 이끌었지만, 이제는 400여만 블로그 가운데 56%가 여성이 만든 것이다.
게다가 남성들은 블로그를 만들기만 하고 운영을 안 하는 경우가 많다.
8. 후보들도 블로그를 좋아한다
대선 후보였던 하워드 딘은 블로그를 한번도 쓰지 않았지만,
그의 선거운동원들은 블로그에 놀랍도록 친근한 선거운동 일기를 게재했고
그 결과 2004년 1월까지 자그마치 2000만달러의 기부금이 인터넷을 통해 모금됐다.
뉴욕주 법무장관 엘리엇 스피처가 이번 달 주지사 출마를 선언한 것도 블로그를 통해서였다.
9. 애완동물도 자기 블로그를 가질 수 있다
“금요일 오후마다 자기 고양이들 사진을 올리는 게 어때?”
이 말은 처음엔 블로거들 사이에서 제기된 농담이었지만, ‘금요일 고양이 블로깅’은 유행이 됐고,
미 항공우주국(NASA)도 ‘고양이 눈’ 성운(星雲)의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동참했다.
10.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구글 블로그는 버튼 하나로 사진을 올릴 수 있는 쉬운 블로그 서비스를 자랑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쉬운 버전의 블로그 서비스를 출범시켰다.
/이자연기자 achim@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