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아버지
- 김현태
어느 늙은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아니, 바로 당신의 아버지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는 몇 해 전에 아내와 사별하였고 막노동판에서
하루 하루 노동을 합니다
지금은 아들네 집에서 머물고 있지만
늘 아들과 며느리에게 미안한 생각을 합니다
그 이유는 물려줄 재산이라곤 하나도 없고
더욱이 빚만 가득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는 느지막이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들아, 미안하지만
오늘은 내가 함께 갈 친구가 있다"
"그러세요? 그럼 친구분이랑 같이 오세요 아버지!"
"그런데 아들아, 그가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낙상을 하는 바람에 그만 팔 하나와 다리 하나를 잃었단다
그 친구가 머물 곳이 없어서
우리 집에 머물렀으면 하는데..."
아들은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난감했습니다
"아버지, 죄송해요
하루정도는 몰라도 오랜 힘들겠네요
분명 우리에게 폐를 끼칠 게 분명하잖아요"
아들의 말을 들고는 잠시 후에
그는 아무 소리없이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그는 시체가 된 채로 TV에 나왔습니다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 자살을 했다는 것입니다
뉴스를 접한 아들은 아버지인 걸 알고 그 현장에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버지는 팔 하나와
다리 하나가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우리 시대의 아버지 이야기입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아니, 먼 미래에도 아버지의 마음은
이와 같을 것입니다
자식들에게 더 줄 수 없어서 늘 안타깝고 마음 아파할 뿐
자신은 결코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오늘만큼이라도 아버지의 작은 어깨를
어루만져 주는 걸 어떠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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