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리뷰]
당뇨환자에 빛이 되는 생명공학 발전
췌장은 인체가 필요로 하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생산해 체내의 혈당치를 조절하는 기관이다. 당뇨병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생산하는 인슐린 결핍이나 작용장애로부터 초래되는 심한 대사성 장애이다. 당뇨병에 걸리게 되면 나타나게 되는 증상으로는 고혈당이 있다. 당뇨병에 의한 고혈당증은 심한 전해질 이상과 뇌부종, 혈관 허탈로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는 대략 2억명이며 2030년엔 약 4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뇨병이 췌장과 관계 있다는 것은 19세기 후반에 알려졌고, 이에 따라 많은 연구자들이 췌장에서 분비되는 물질을 분리하려고 시도했다.
1921년에는 췌장관을 묶어 단백질 분해효소인 트립신 분비를 막아 인슐린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고, 정제된 인슐린은 임상에서 탁월한 효과를 발휘했다. 그러나 많은 양의 인슐린을 필요로 하고 얻기가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슐린의 전통적인 생산방법은 동물의 췌장으로부터 생화학적 방법을 이용하여 추출하는 것이다. 개나 돼지, 또는 소의 췌장 속에 있는 인슐린을 정제하여 사용하는 방법들을 사용하였다.
하지만 이런 방법을 쓰다 보니 인슐린을 분리 및 정제하는 과정에서 불순물이 섞이기 일쑤였고 또한 이러한 동물의 인슐린은 사람과 약간씩 차이를 보여 지방위축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곤 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1953년 DNA의 구조가 밝혀지면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DNA가 두 가닥의 핵산이 서로 꼬여있는 나선형 사다리 구조를 갖고 있다는 획기적인 모형을 제안하여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가 어떻게 복제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 뒤 DNA에 대한 폭발적인 연구로 유전자 재조합이 성공했다. 이로써 1978년에 재조합 DNA 기술로 인간 인슐린 조절 유전자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한 데 이어 유전자 재조합된 대장균을 발효조라는 설비를 이용해 수천ℓ나 배양하여 인슐린을 순수 분리하여, 1982년에는 의약품으로 당뇨병 환자들에게 사용하도록 승인받게 되었다.
즉, 세균이나 효모균을 사용해서 사람의 인슐린과 똑같은 인슐린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인슐린이 최근에는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생명공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근원적으로 손상된 췌장을 복구하여 정상적인 췌장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정상적인 췌장세포 혹은 조직을 환자에게 이식하여 췌장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최근의 연구 결과가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연구에는 인간의 배아줄기 세포를 이용하여 다량의 췌장세포를 획득하고 이를 환자에게 적용하고자 하는 연구와 이와 더불어 사람의 신체에 존재하고 있는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한 다량의 췌장세포의 획득도 또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이다.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췌장세포의 생산은 많은 수의 세포를 획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를 환자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면역거부반응이 없어야 하는 문제점 또한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성체줄기세포의 경우에는 성체줄기세포를 환자에게서 획득할 수 있다면 면역거부반응과 같은 부작용이 없지만 성체줄기세포는 다량의 세포를 획득하기 어려운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에는 손상된 환자의 췌장에도 췌장 줄기세포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하여 성체줄기세포를 다량 획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이용하여 당뇨병이 회복되었다는 연구결과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생명공학의 발전 속도라면 조만간 당뇨병 환자의 조직을 일부분 채취하여 우리가 원하는 췌장세포로의 대량생산이 가능해 이를 이용한 당뇨병의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유승권 고려대 교수·생명공학
2006.07.24 (월)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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