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이 언론 전체를 묵사발 만든 역사에 남을 사건’
이 글은 잠정적인 글이다. 워낙 반전이 많아서 조심스럽지만 알려진 사실을 토대로 대략 정리해 보면..
검찰수사로 다중의 상식에 가까운 결론이 얻어지고 있다고 본다. 확실한 것은 MBC 보다는 네티즌이 더 진실에 가까이 서 있었다는 거다.
이하 내용은 필자의 견해일 뿐이다.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의 시각도 존중한다. 이는 가치관의 문제고 가치관이 다르면 어쩔 수 없다. 일방의 시각을 강요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 공존하자는 거다.
● 황박사는 문제있는 과학자들 중의 한 사람일 뿐 사기꾼은 아니다. 그는 적어도 에디슨 보다는 훨씬 정직한 사람이다. 에디슨이 얼마나 악랄한 사기꾼인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사람들이 에디슨의 수 많은 속임수에 관대한 것은 그를 학자가 아닌 기술자로 보기 때문이다. (에디슨과 테슬라의 경쟁에 관한 일화는 유명하다.)
경쟁은 무죄다. 에디슨이 세운 제너럴 일렉트릭은 세계 초일류 기업이 되어 아직도 다수의 미국인을 먹여 살리고 있다. 그게 에디슨을 살리는 힘이 아닐까?
● 황우석 죽이기는 2002년 경 부터 있었다. 필자가 기자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그 기자는 2002년 경부터 황우석의 뒷조사를 해서 이따만한 파일을 지금도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기자가 수집한 황우석의 비리(?)를 보도하지 않은 이유는 취재결과 황우석이 소문 만큼 나쁜 사람이 아니더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용옥의 말을 참고하더라도 2002년을 전후로 학계에 반황우석 정서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그는 2003년 부터 황우석이 사기꾼이라 믿었다고.)
그 시점부터 학계에 광범위한 황우석 죽이기 캠페인이 있었고 이에 저항하기 위해 황우석은 더욱 정치권에 접근했던 것으로 보인다.
황우석과 정치권의 긴밀한 관계가 학계 일반의 반노무현 정서와 어우러져 더욱 더 황우석 안티정서를 부채질했다고 본다.
필자와 의견을 교환한 황까들은 대부분 막판에 논리가 딸리면 ‘학자의 자존심’ 운운하며 정치인과의 연계를 문제삼았다. 결론은 ‘자존심’이더라.
● 황우석은 야심이 있었을 수 있다. 줄기세포가 만들어졌고 치료효과가 있다면 천문학적인 이권이 걸린 문제인데 이건 누구라도 흥분할만 하다. 확실히 노벨상 수상을 의식했을 것이다.
황우석의 광폭행보는 CEO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특별한 자질이다. 학자의 행동으로는 문제될 수 있지만 줄기세포 연구성과가 단순히 학계의 성과에 국한되는 일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한국의 미래가 걸린 일이다. 설사 줄기세포의 상업적 이용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해도.. 벤처기업의 일반적인 성공확률 보다는 높은 것이라면 국가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지원할 이유가 있다.
10퍼센트 확률이면 관심을 가질만 하고.. 30퍼센트 확률이면 투자할 만 하고.. 50퍼센트 확률이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 줄기세포가 실제로 만들어졌다면 50퍼센트 이상의 성공확률이 있다고 본다.
이 정도면 국가에서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업적 응용에 실패했다 해도 후회할 일은 아니다. 실패의 가능성이 있더라도 승산이 있으면 국가적으로 지원하고 결과가 안 좋아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나라가 산다.
● MBC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 무리한 취재로 김선종이 자살을 시도한 일만 해도 최문순 사장이 물러나야 할 정도의 중대사안이다. PD수첩은 명백히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 친 거다.
황우석의 잘못은 개인의 인격적 결함이고 MBC의 범죄적 망동은 조직의 문제다. 비유하자면.. 황우석이 거짓말장이라면 MBC는 마피아 조직이다.(비유일 뿐)
MBC의 첫 보도는 방법에서 무리를 저질렀으나 의혹제기 자체는 정당하다. 그 이후의 보도는 황우석을 자살하게 만들 목적이었거나, 자살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상태에서의 무책임한 보도다.
새튼이 2~3명의 자살을 경고한 일만 해도 그렇다. 몇 사람이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정황이 분명한 상태에서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배째라 보도한 것이다. 그렇다면 최문순이 배를 째야 한다.
MBC는 사람잡는 방송이다. 지성에 의해서 통제되지 않는 위험한 흉기다. 최문순이 아직도 뻔뻔스럽게 버티고 있다는 사실도 범죄적이다. 얼른 사죄하고 물러나거라. 나도 MBC 좀 보게.
● 오마이뉴스, 프레시안에 조중동까지 모든 언론이 잘못을 저질렀다. 그들은 집단적 사고에 빠져서 황우석 개인에게 화살을 집중시키는 상식 이하의 망동을 저질렀다.
노성일과 김선종 등 미즈메디 측에도 잘못이 있다는 사실이 뻔히 보이는데도 이런 짓을 한 배경에는 2002년 경 부터 있었던 학계의 거대한 반황우석 정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객관적 보도에 충실해야 할 언론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확인된 사실만을 보도해야지.. 자기들이 짜맞추기로 결론을 내려놓고 사건을 특정한 방향으로 몰고가기 위해서 힘을 행사한 것은 범죄적 망동이다.
설사 모든 것이 황우석 잘못이라 해도 보도를 이런 식으로 해서 국민에게 상처주는 행동은 안 된다. 이는 암 환자에게 ‘너 암이래. 곧 죽을 걸’ 하고 팩트를 그대로 전달하면.. 그것이 진실이라 해도 안 되는 이치와 같다. 마땅히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 스톡홀름 증후군 운운하며 말도 안되는 소리를 떠벌인 쓰레기들은 정말이지 최하의 인간들이다.
장애인들이 황우석을 지지하는 배경에는.. 황우석의 줄기세포 이후 사회의 주목을 받고 사회 일반과 대화할 통로를 개척했으며.. 새로운 삶의 목표가 생겼다는 거지 당장 자신이 치료받겠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신체장애 그 자체는 문제가 안 된다. 진짜 문제는 장애인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사회다. 황우석의 연구로 하여 장애인들이 편견을 극복하고 널리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얻은 것이다.
대부분의 장애인 입장에서는.. 많은 장애인들 중 단 한사람만 치료받아도 충분히 기쁨을 맛보는 것이다. 장애는 단지 불편에 불과한 것이며.. 장애인과 소통하지 않으려는 사회가 진짜 환자인 것이다.
스톡홀름 운운 헛소리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잔인한 폭력이며.. 글 배운 인간으로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반 지성적 태도이다. 그들은 똥물에 튀겨 죽이려 해도 똥물이 아까운 자들이다.
● 모종의 음모가 있었을 개연성은 있지만 함부로 예단해서는 안 된다. 서울대 조사위가 황우석 죽이기를 시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며.. 이는 음모라기 보다는 서울대의 이해관계다.
인간은 언제라도 이해관계를 따라 움직이는 법.. 사건의 당사자인 서울대의 이익이 황우석 죽이기에 있으므로 죽이려는 거지.. 음모 때문만은 아니다. 애초에 사건의 당사자인 서울대가 나설 일이 아니었다.
조사위에 약간의 기대를 했다면.. 황우석이 자기 힘으로 소명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에서이지.. 조사위가 공정한 조사를 할 것으로 기대한 것은 아니다. 세상에 믿을 놈이 없어서 서울대를 믿나?
황우석은 서조위에서 1차 소명의 기회를 얻었으니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는 황우석이 검찰에 털어놓기로 전략을 세웠거나.. 아니면 소명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황우석 책임이다.
원칙대로 하면.. 원초적으로 자격이 없는 서울대는 나서지 말았어야 했는데도.. 조사위에 기회를 준 것은 첫째 황우석에게 소명기회를 주기 위해서, 둘째 서울대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나빴지만 학계의 입장을 배려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조치였다고 본다.
● 황란은 한국 인문주의의 천박성을 드러낸 사건이다. 지난번 글에서 말했지만 그들은 극단주의자 마르크스, 십자가에 죽었던 예수, 독배를 마시고 죽은 소크라테스의 극단주의 전통을 학습한 자들이다.
그들은 노자의 무위, 공자의 중용, 석가의 중도를 배우지 않았다. 필자는 석가에게 배운 바 중도의 길을 걷고자 할 뿐, 어느 한 쪽을 편드는 것이 아니다. 황우석은 잘못을 저질렀고 욕 먹어도 싸다.
황우석에 대한 심판의 권한은 일차적으로 학계에 있다는 점에서 학계의 분노는 이해할만 하다. 다만 학계가 징벌해도 국민이 황우석을 보듬으면 그건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 양자간에 대화와 중재가 필요하다.
필자는 다만 살아있는 역사가.. 지식인 집단의 인격적 미성숙을 폭로하고 네티즌의 상대적인 성숙함을 증거하는 현장을 지켜보고.. 역사의 증언자가 되고자 할 뿐 역사가 황빠 편을 든 거지 내가 대단한 황빠는 아니다.
● 결론.. 첫째 ‘언론은 미쳤다’, 둘째 ‘이 나라에는 제대로 된 지성이 없다’는 두 가지 사실이 입증되었다. 이 사건을 언론과 네티즌의 위상관계를 바로 잡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 가 아니고 언제나 네티즌이 옳았다. 이제는 네티즌이 스스로 신뢰를 창출하고.. 네티즌 스스로가 리더가 되어.. 방향을 잡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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