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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케이크

淸潭 2025. 3. 9. 12:30

할머니와 케이크

 

 내가 아주 어릴 때의 일 입니다

그 옛날 할머니는 시골 작은 어머님 댁에

살고 계셨습니다

 

함박눈이 내리던 날 나는 오빠와 함께

시골 집 할머니를 뵈러 갔습니다

 

우리가 시골집 마당에 들어서자

할머니는 달려 나와 우릴 꼭 껴안아 주셨습니다

 

할머니 아이구...

내 새끼들 추운데 오니라고 고생했다

할머니는 우리 볼을 비비며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안 추워요 할머니..

오냐 그래 어여 방으로 들어가자

모처럼 서울서 내려온 손주들을 지글지글 끓는 아랫목에 앉혀놓고

할머니는 부엌에서 달그락 달그락

부산한 소리들을 내시더니 한참 있다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무언가를 내오셨습니다 .  배고프지? 우선 이것 좀 먹고

요기혀 핼미가 금방 밥채려줄게

 

하얗고 뜨겁고 물컹거리는 그것은 달착지근 한 게

떡도 아니고 빵도 아니고 처음 먹어보는 이상한 맛이었습니다

 

할머니 이게 뭐예요?.. 나는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으응 그거 케킨가 뭔가 그렇다

케이크란 말에 오빠와 나는 그만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

그 시절만 해도 무슨 행사 때나 먹을 수 있는 케이크를

며칠 전 누가 선물로 가져온 모양입니다

 

할머니는 그 귀한 것을 서울서 손주들이 오면 준다고

 

한 조각도 축내지 않고 냉장고에 꼭꼭 감춰 두셨던 것입니다

막상 손주들에게 주려고

냉장고에서 케이크를 꺼냈다가 차디차고 딱딱한게 마음에 걸려

찜통에 넣고 푹 쪘다는 것이었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케이크 오빠는 키득키득 웃음을 떠뜨렸지만

나는 차마 웃을 수가 없었습니다

.....맛있다 흐물흐물 녹아내린 케이크에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할머니의 사랑이 배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해 겨울 할머니가 쪄주신

그 김이 모락모락 나던 케이크의 맛을 어른이 된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행복한세상 중에서...

할머니와 케이크

 

내가 아주 어릴 때의 일 입니다 할머니와 케이크

 

내가 아주 어릴 때의 일 입니다

그 옛날 할머니는 시골 작은 어머님 댁에

살고 계셨습니다

 

함박눈이 내리던 날 나는 오빠와 함께

시골 집 할머니를 뵈러 갔습니다

 

우리가 시골집 마당에 들어서자

할머니는 달려 나와 우릴 꼭 껴안아 주셨습니다

 

할머니 아이구...

내 새끼들 추운데 오니라고 고생했다

할머니는 우리 볼을 비비며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안 추워요 할머니..

오냐 그래 어여 방으로 들어가자

모처럼 서울서 내려온 손주들을 지글지글 끓는 아랫목에 앉혀놓고

할머니는 부엌에서 달그락 달그락

부산한 소리들을 내시더니 한참 있다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무언가를 내오셨습니다 .  배고프지? 우선 이것 좀 먹고

요기혀 핼미가 금방 밥채려줄게

 

하얗고 뜨겁고 물컹거리는 그것은 달착지근 한 게

떡도 아니고 빵도 아니고 처음 먹어보는 이상한 맛이었습니다

 

할머니 이게 뭐예요?.. 나는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으응 그거 케킨가 뭔가 그렇다

케이크란 말에 오빠와 나는 그만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

그 시절만 해도 무슨 행사 때나 먹을 수 있는 케이크를

며칠 전 누가 선물로 가져온 모양입니다

 

할머니는 그 귀한 것을 서울서 손주들이 오면 준다고

 

한 조각도 축내지 않고 냉장고에 꼭꼭 감춰 두셨던 것입니다

막상 손주들에게 주려고

냉장고에서 케이크를 꺼냈다가 차디차고 딱딱한게 마음에 걸려

찜통에 넣고 푹 쪘다는 것이었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케이크 오빠는 키득키득 웃음을 떠뜨렸지만

나는 차마 웃을 수가 없었습니다

.....맛있다 흐물흐물 녹아내린 케이크에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할머니의 사랑이 배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해 겨울 할머니가 쪄주신

그 김이 모락모락 나던 케이크의 맛을 어른이 된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행복한세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