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2수 〔追感 二首〕/ 유희춘(柳希春)
미암집 제2권 / 시(詩)○칠언절구보유(七言絶句補遺)
1
아버지께선 일찍이 시 한 장을 써서 / 慈父曾書詩一章
하루아침에 명예가 임금에 이르렀지 / 一朝名譽達君王
이제 십년동안 임금의 사랑받았으니 / 如今十載承天寵
이 모두 당시의 바른 교육 덕분이네 / 盡是當年敎義方
2
어머니의 기운은 금남의 난초이니 / 阿孃氣是錦南蘭
만년엔 나에게 웅담환을 주셨다네 / 晩歲貽孤熊膽丸
십년의 금규에 임금 은총 두터운데 / 十載金閨恩眷渥
공연히 말로에 남단을 사모하게 하네 / 空令季路慕南壇
[주-D001] 추억 :
이 작품은 《미암일기》 초본 1576년(선조6) 10월 15일에 지은 것으로 보인다. 일기에 시문은 실재(實在)하지 않으나 “부모님께서 가르쳐 주심을 생각하며 다시 두 수를 지었다.”라고 하였다.
[주-D002] 금남(錦南)의 난초 :
금남 최부(崔溥)의 딸이라는 뜻이다. 금남은 최부의 호로 유희춘의 외조부이기도 하다.
[주-D003] 웅담환(熊膽丸) :
열심히 공부하도록 뒷바라지를 했다는 뜻이다. 《당서(唐書)》 〈유중영전(柳仲郢傳)〉에 “어머니 한씨(韓氏)가 중영 등 여러 아들들에게 웅담환을 만들어 주어 밤에 씹으면서 부지런히 공부하도록 하였다.”라고 하였다.
[주-D004] 금규(金閨) :
조정 생활을 뜻한다. 금규는 금마문(金馬門)의 이칭(異稱)으로 한(漢)나라 때 미앙궁(未央宮)에 있던 문이다. 문학(文學)하는 선비들이 출사(出仕)하던 곳으로, 즉 한림원을 말하기도 하는데, 대체로 임금이 계시는 조정을 일컫는다.
[주-D005] 말로에 …… 하네 :
유희춘이 그의 나이 말년에 사헌부 관리로 임명된 일을 말하는 듯하다. 남단(南壇)은 일반적으로 기우제를 지내는 제단이지만, 여기서는 남대(南臺), 곧 사헌부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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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