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新 年

淸潭 2025. 2. 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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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집 제16 / 율시(律詩)

신사년(1341, 충혜왕 복위2) 원일(元日)에 감회에 젖어

 

노모 위해 귀가한 뒤로 네 번째 맞는 봄 / 爲母還家四見春

금년 원일에는 남몰래 가슴이 아파 오네 / 今年元日暗傷神

거울 속에 백발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 鏡中不獨添華髮

감지 대신 약물만 자꾸 올려야 했으니까 / 甘旨供疎藥餌頻

 

어버이 연세가 칠십 하고 삼 세라서 / 親年七十又三春

깊이 희구하며 신명에 묻는 심정이라 / 喜懼情深却問神

단지 소원은 안락하게 기이의 복을 누리시며 / 但願期安且樂

금화 탕목의 은혜를 계속 받으시기만을 / 金花湯沐賜頻頻

 

올봄에 임기가 끝나 원조(元朝)로 돌아갈 몸 / 秩滿還朝在此春

늙으신 어버이 생각하면 마음이 서글퍼지네 / 爲緣親老愴精神

백년 동안 이유를 다하여 봉양할 수만 있다면 / 百年儻盡怡愉養

천리 길 자주 왕래한들 무슨 상관 있으리오 / 千里何妨往返頻

 

아이들 너도나도 새봄 맞아 기뻐하며 / 兒童共喜見新春

폭죽과 도부로 나쁜 귀신들 쫓아낸다네 / 竹爆桃符辟鬼神

우스워라 나도 옛날엔 너희들과 같았는데 / 笑我異時如汝輩

지금은 자꾸 나이만 먹는 게 겁이 난단다 / 而今却怕得年頻

 

[-D001] 감지(甘旨) :

어버이가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이라는 말이다. 《예기》 〈내칙(內則)〉에새벽에 어버이에게 아침 문안을 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올리며, 해가 뜨면 물러나 각자 일에 종사하다가, 해가 지면 저녁 문안을 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올린다.〔昧爽而朝 慈以旨甘 日出而退 各從其事 日入而夕 慈以旨甘〕라는 말이 나온다.

[-D002] 깊이……심정이라 :

노모의 연세를 떠올리면 기쁜 한편으로 두려운 생각이 들면서, 언제까지 사실 수 있을는지 신명에게라도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라는 말이다. 《논어》 〈이인(里仁)〉에부모의 연세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나니, 한편으로는 오래 사셔서 기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살아 계실 날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을까 두렵기 때문이다.〔父母之年 不可不知也 一則以喜 一則以懼〕라는 공자의 말이 나온다.

[-D003] 기이()의 복 :

백 년의 수명을 누리면서 자손의 봉양을 받는 것을 뜻한다. 《예기》 〈곡례 상(曲禮上)〉에백 년은 인간이 살 수 있는 최고의 수명이니, 자손들은 최대한으로 봉양을 해야 마땅하다.〔百年曰期 〕”라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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