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궁이 냄새가 그립다
박 영 춘
예전에는 어떤 집이든
부뚜막 가마솥 구들장
그리고 곁에 굴뚝이 있었다
아궁이 앞에
가난을 깔고 앉아
불을 때면
불 냄새가 깨소금 맛이었다
몸뚱어리 반쪽 물씬 익어
흐물흐물 훈훈했다
나무이파리 줄거리 등걸
내 이마도 부지깽이도 불탔다
솔가리 타는 냄새가 향기로웠다
고구마 익는 냄새가 구수했다
밥 타는 누룽지 냄새가
뱃구레를 잡아 흔들었다
볏짚 탈 때
광밥 튀는 볍씨 탁탁 소리 나면
말끝마다 통통 튀는
짝꿍 머리칼 냄새가 났다
밥이 다 될 때쯤이면
내안의 오장육부
아궁이로 빨려 들어갔다
아랫목은 철철 끓었다
바람벽 마분지 속에서는
빈대 살림 냄새가 났다
예전 초가집에서는
쥐도 대가족을 이뤄 행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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