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하면 2년 내 사망률 70%" 겨울철 한번 실수가 공포로
신영경2024. 12. 1. 19:15
겨울철 폭설과 한파가 찾아오면 도로는 꽁꽁 얼어붙는다. 빙판길로 변한 도로에선 낙상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다. 특히 노년층은 골밀도가 낮고 뼈의 강도가 약해 쉽게 잘 넘어진다. 가벼운 낙상에도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 뼈의 양이 감소하는데, 이에 따라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에서 호르몬 감소로 인해 골밀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빙판길에선 보폭을 줄이고 평소 운동과 식이를 통해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관리에 나서야 한다.
겨울철 빙판길, 낙상 사고 위험 높아
골다공증은 증상이 없어 ‘소리 없는 도둑’으로 불린다. 문제는 골다공증 골절이다. 골다공증 골절은 한 번 발생하면 재골절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이에 따른 낙상 위험도 크다. 대한골대사학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분석한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 골절 팩트시트 2023’에 따르면, 50세 이상 성인에서 골다공증 골절 발생 건수가 2012년 약 32만3800명에서 2022년 약 43만4500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50~60대에는 손목·발목 골절이 주로 발생한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고관절 및 척추 골절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 환자는 특히 겨울철에 골절상을 많이 입는다. 미끄러운 빙판길이 주요 위협 요인이다. 겨울에는 두꺼운 외투나 여러 겹으로 껴입은 옷 때문에 다른 계절보다 민첩성이 떨어진다. 근육이나 관절이 경직돼 사고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넘어지면서 손목이나 발목을 다치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고관절이나 척추에도 손상을 입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조심해야 할 부위가 바로 엉덩이뼈, ‘고관절’이다.
고관절 골절은 흔히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것을 말한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체중을 견딜 수 없어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거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수개월간 침상 생활이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폐렴, 욕창, 혈전 등 2차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고관절 골절 수술 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14.7%, 2년 내 사망률은 24.3%로 분석된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2년 내 사망률이 7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는 “고관절 골절은 한번 발생하면 여성 기준 2명 중 1명이 기동 능력과 독립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며 “4명 중 1명은 장기간 요양기관이나 집에서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게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고관절 골절 치료 기본은 수술
고관절 골절은 대부분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고관절의 전자간부 부위에 골절이 생기면 금속정으로 뼈를 고정시킨 후 안정을 취하는 치료가 진행된다. 반면에 상단부인 대퇴경부에 골절이 일어나면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뼈가 약해져 나사로 골절 고정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혈관 손상이 동반돼 골유합이 되지 않거나 골두에 혈류 공급이 끊겨 무혈성괴사가 발생한다.
다행히 과거보다 인공고관절 수술에 대한 부담이 낮아졌다. 근육 손상을 줄이고 회복이 빠른 수술 접근법이 개발되면서 고령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수술 절개 부위도 10~15cm 정도로 좁고 인공관절면의 소재도 내구성이 크게 개선됐다. 김 교수는 “수술 1~2일 후부터 발을 딛는 힘이 생겨 보행이 가능해지므로 수술 후 환자들의 회복율도 높다”며 “수술 후 한 달이 지나면 독립보행으로 30분 이상 평지 보행을 할 수 있고 3개월이면 웬만한 일상생활은 다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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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막는 효과적인 관리법
1. 안전사고 예방
골절을 피하기 위해서는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겨울철 얼어붙은 빙판길을 걸을 땐 평소보다 걸음 속도와 폭을 10% 이상 줄이는 게 안전하다. 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걸으면 균형을 쉽게 잃어 낙상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한다. 지팡이나 보조기구 같은 것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된다.
2. 운동
규칙적인 운동도 필수다. 뼈의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뼈에 자극을 주는 것이 좋다.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유연성을 기르고 균형감각을 유지한다.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가벼운 스트레칭 위주로 운동해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관절에 충분한 영향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해 근육과 인대에 활력을 되찾아주는 것이 이롭다.
3. 영양 섭취
칼슘은 평소 골생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칼슘이 많이 함유된 우유, 치즈를 포함한 유제품, 등푸른 생선, 콩, 두부, 다시마, 멸치, 건새우를 다양하게 섭취한다. 또 비타민D는 체내 칼슘의 흡수율을 높이고 칼슘의 뼈내 저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적절히 햇빛에 노출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보충제도 필요 시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커피, 담배, 술은 뼈에서 칼슘을 빠져나가게 하므로 줄인다.
4. 골밀도 관리
운동과 영양만으로는 뼈가 약해지는 걸 보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약제의 도움이 필요하다. 전문가와 상담 후 적절한 골밀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의학적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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