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밤을 수확하며 드는 생각

淸潭 2024. 10. 16. 14:18

밤을 수확하며 드는 생각

 

八月霜欲降  팔월상욕강 / 팔월이라 서리 내리려 할 제

園栗初坼房  원율초탁방 / 동산의 밤이 비로소 벌어졌네

昨日半靑者  작일반청자 / 어제는 반쯤 푸르던 것이

今日已全黃  금일이전황 / 오늘은 벌써 다 누레졌구나

山風一微過  산풍일미과 / 산바람이 한 번 살짝 불자

動手拾盈筐  동수습영광 / 주운 밤이 바구니에 한가득

課奴上樹摘  과노상수적 / 종에게 나무 위로 올라가 따게 했더니

揮霍飛竿長  휘곽비간장 / 잽싸게 긴 장대를 휘두르네

雨落空中實  우락공중실 / 공중에서 밤톨이 비 오듯 떨어져

磊磊遍地光  뇌뢰편지광 / 떼굴떼굴 굴러 땅에 가득 빛나네

厓滑自易流  애활자이류 / 언덕 미끄러워 쉬이 굴러가고

草深或善藏  초심혹선장 / 풀 무성하여 잘도 숨누나

小大當異用  소대당이용 / 크고 작은 것 쓰임 구별하여

鳩聚又各囊  구취우각낭 / 한데 모았다가 따로 담아서

下以供餖飣  하이공두정 / 안 좋은 것은 안주로 삼고

上以助烝嘗  상이조증상 / 좋은 것은 제사에 올린다네

一一飭僮僕  일일칙동복 / 일일이 동복에게 타이르네

辛勤收未央  신근수미앙 / 쉬지 말고 부지런히 수확하라고

 

 - 신광수(申光洙, 1712~1775) 『석북집(石北集)』 권3 「밤을 따며[摘栗]」-

'글,문학 > 漢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을 보내며  (0) 2024.10.27
가을 생각  (0) 2024.10.25
궁중의 네 철 경치[宮中四景集句]  (1) 2024.10.08
秋夕 / 상곡  (0) 2024.09.16
전가사 12수 〔田家詞 十二首〕  (3) 2024.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