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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몰락 2 - 피부 빛깔이 문제인가 / 김동길

淸潭 2020. 7. 3. 20:24

미국의 몰락 2 - 피부 빛깔이 문제인가

피부의 빛깔로 인종을 나눌 때 보통 백인, 흑인, 황인 등 세 종류를 얘기한다. 그러나 얼굴 빛깔이 문자 그대로 백색인 사람은 없다. 그런 얼굴은 옛날에 흔하던 폐병 말기 환자의 얼굴 같아 누구도 같이 있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흑인들 중에서도 얼굴이 석탄 빛깔처럼 아주 까만 사람을 나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대개의 흑인은 그렇지 않다. 분류한다면 흑인에 속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CNN에서 일하는 던 레몬(Don Lemon)이나 의료전문가인 산 제이 굽타 (San Jay Gupta) 같은 사람들은 흑인으로 분류되긴 하겠지만 골격은 뛰어나게 잘 생겨서 못생긴 백인이나 황인이 시비를 걸기는 어렵다.

우리는 황인종으로 분류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부색이 해바라기의 노란빛은 아니지 않은가. 황인종이 등장하여 미국역사에 문제가 된 적은 없지만 아프리카에서 붙잡혀 미국에 팔려와 주로 미국 남부의 대농장에서 노예로 살던 흑인들은 백인들 사회에서 살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

링컨은 노예를 해방했고 마틴 루터 킹은 민권법을 법제화 하기까지 악전고투를 하며 흑인을 백인과 동등한 위치에 있게 하였다지만 끝까지 백인의 진짜 심리 상태는 모른 채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살아가는 데 돈이 제일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특히 미국에서는 다른 모든 것은 돈 주고 살 수 있지만 돈 주고 못 사는 게 한 가지 있다. 그것이 백색피부이다. 백인으로 태어난 사실 때문에 그 특권만은 죽는 날까지 간직하고 싶어 하는 못난 미국의 백인들 사이에 생긴 편견이 바로 백인 우월주의이다. 그것은 그치지 않을 질병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