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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에 담긴 사랑 이야기

淸潭 2019. 2. 28. 09:33

지갑에 담긴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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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나는 20년 동안 가게를 하면서 참 많은 손님을 만났다. 그 가운데 특히 아름다운 기억으로 자리 잡은 손님이 한 분 있다. 얼마 전 저녁 무렵에 사십 대로 보이는 남자 손님이 가게로 들어왔다. 아내는 얼른 어서 오세요. 하고 반갑게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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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손님은 남성용 물건 대신 여자 지갑이 진열된 곳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더니 따로 보아 둔 지갑이 있는지 아내에게 지갑의 모양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다행히 손님이 원하던 것과 비슷한 물건이 있어 손님은 그것을 사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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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값을 치른 다음 손님은 만 원짜리를 한참 세더니 방금 구입한 지갑 안에 그 돈을 넣었다. 그리고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부인에게 전화를 하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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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갑을 하나 샀으니 지금 시장 입구로 나와요. 아내는 "지갑만 사 드려도 좋아할 텐데 돈까지 그렇게 많이 넣어 주세요? 부인 생일이신가 봐요." 하면서 부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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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아니에요. 우리 집사람이 지갑을 잃어버리고 집에 와서 너무 우울해하기에 위로해 주려고요. 잃어버린 것과 같은 지갑에 잃어버린 만큼의 돈을 넣었으니 그 일 깨끗이 잊고 힘내라고요." 하면서 빙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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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뒤 손님은 곱게 포장된 지갑을 양복 안주머니에 넣고는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기 위해 가게 문을 나섰다. 아내는 그 손님이 나간 문 쪽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나 또한 손님의 뒷모습을 보며 작은 감동이 밀려와 가슴이 두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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