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의 산책
- 모내기
- 윤정기(尹廷琦),村居夏事
瓜花荳葉野風淸 牛迹柴門一逕成
과화두엽야풍청 우적시문일경성
好是月斜人定後 新秧陂水聽蛙聲
호시월사인정후 신앙피수청와성
외꽃과 콩잎에
들 바람 시원한데
사립문에 소 발자국
한 줄로 나있구나
달빛도 이윽하고
사람들 잠든 뒤에
모내기한 봇물에서
개구리 울음 듣노라
*
외꽃이 노랗게 피고
보드라운 콩잎이 들 바람에 까불댄다.
어느새
여름이 온 것이다.
사립 께엔
매일 논 일 하느라 들락거리며 남긴
소 발자국이
길 따라 나 있다.
모심기를
다 마친 저녁..
바람에 찰랑대는 논물과
물 위로
빼꼼히 얼굴 내민 볏모를 보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달빛이 이슥하도록
피곤한 줄도 모르고,
논에서 울어대는
개구리 울음 소리에 귀를 열어 놓고 있다.
참 좋다.
개골,
개골 ..
*
윤정기(尹廷琦1814∼1879):
학자, 자는 기옥(奇玉)·경림(景林)
호는 방산(舫山)·한금(寒琴)
윤선도(尹善道)의 후손,
외조부 정약용(丁若鏞)에게 학문을 배웠고,
경사(經史)에 밝았다.
저서로는 <역전익속 易傳翼續>
<시경강의속집 詩經講義續集>
<동환록 東환錄> <물명고 物名考>
<방산유고> <국풍론>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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