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처녀와 맺은 인연
신라 풍속에 음력 2월 초파일부터 보름날까지 청춘 남녀가 흥륜사의 탑을 돌면
서 복을 비는 관습이 있었다.
신라 38대 원성왕(元聖王:785~798) 때. 김현(金現)이란 청년이 밤늦게까지 탑
주위를 돌다가 우연히 아릿다운 한 처녀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다.
어느 날. 김현은 처녀의 신분을 알아보기 위해, 그 처녀의 뒤를 따라가 보니, 처
녀는 뜻밖에도 무서운호랑이로 변신하였다.
그리고. 이 처녀에게는 성질이 사납고 무서운 호랑이의 세 오빠가 있었는데, 이
호랑이들의 횡포가 너무 지나쳐 하늘의 천신이 징계차원으로 내일은 세
호랑이 중에 한 마리를 죽이려던 시기였다.
이에 처녀는 오라비들을 대신하여 스스로 죽을 각오를 하고, 그녀는 김현에게
부탁 하기를 "내가 내일 시장거리에
나타나 많은 사람을 해칠 터이니,
낭군께서는 나를 잡아 죽여, 그 공으로 높은 벼슬에 오르십시오." 라고 했다.
그러나, 김현이 그녀의 청을 거절하니 "이것은 어차피 어길 수 없는 천명(天命)
이니, 기왕 죽을 바에는 차라리 낭군님 손에 죽고 싶다." 고 애원을
하는 것이었다.
드디어, 날이 바뀐 이튿날. 과연 시장바닥에 사나운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 많은 사람들을 해치자. 나라에서는 큰상을 내걸고 호랑이를
잡게 하였다.
이렇게 되자. 김현은 어제 저녁에 그녀가 일러 준대로 숲 속에 이르니, 과연 호
랑이 처녀가 나와 기꺼이 맞이하며, 스스로 칼을 빼어 목을 찔러 죽자. 그녀의
몸둥이는 곧 호랑이로 변했다.
이리하여, 김현은 사나운 호랑이를 잡았다는, 그 공에 의하여 높은 벼슬자리를
얻게 되었다.
그 후, 김현은 호원사 라는 절을 지어 죽은 호랑이 처녀의 명복을
빌어주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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