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가라앉진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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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정직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청렴결백하다는 말도 잘 어울리는 지도자라고 믿고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랐습니다. 그런데 그의 종교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의 아버지 박정희 장군은 혁명 초기 김활란 박사를 만나, 자기가 젊어서 주일 학교 선생을 한 적이 있다면서, 결코 기독교를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임기 중에도 그는 특정한 종교를 두둔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가 ‘여수‧순천 사건’에 가담했기 때문에 혹시 공산주의자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박근혜가 개신교 신자도 아니고 불자도 아니었지만 혹시 성심여고와 서강대학에 다니면서 천주교의 영세를 받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오늘의 이 나라 대통령은 신앙을 고백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부패한 기성종교들의 분쟁에 끼어들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풀이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1998년 대구 달성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때 그의 신앙을 문제 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왜? 그가 자기의 신앙을 고백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가 최태민과의 관계가 깊다는 말은 파다했지만 최는 이미 1994년 세상을 떠났으니 그 관계도 끊긴지 오래고 그가 절에도 안 다니고 교회도 안 다니니 무종교, 무신앙 상태일 것이라고 믿은 사람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만일 그 보궐선거 유세 때 박근혜 후보가 “유권자 여러분, 저는 불교 신자도 아니고 유교 신자도 아니고, 개신교나 천주교 신자도 아니고, 최태민교라는 특수한 종교의 신도입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과의 영혼의 대화가 가능하다고 믿고 있고, 믿을 뿐만 아니라 ‘영생교’의 최태민 교주의 힘을 빌어 돌아가신 어머님의 목소리도 들었고 10‧26 사태로 김재규 손에 쥐어진 권총의 총탄을 맞고 쓰러지신 아버님과의 대화가 ‘영혼’으로 가능했습니다”라고 했다면 그가 과연 당선되었을까? 나도 대구의 유세장을 찾아가 “박 후보는 안 됩니다. 최태민의 영생교는 ‘사교’입니다”라고 했을 것입니다. 그런 사실을 알면 그런 사이비 종교의 신도를 달성군 사람들이 국회에 보냈겠습니까? 러시아의 Romanov 왕조가 왜 망했습니까? Nicholai II와 황제 비(妃) Alexandra가 사교의 교주 Rasputin에게 빠졌기 때문이 아닙니까? 2012년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박근혜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을 때, 그의 신앙고백을 하였다면, “나는 여전히 최태민교의 신도입니다”라고 한 마디만 하였어도 여당이 그를 대선후보로 공천했을까? 아마도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를 결심하고 국민 앞에 서지 않고는 이 난국을 헤쳐 나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민중의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에!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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