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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라의 대통령은

淸潭 2016. 8. 29. 11:25

아 나라의 대통령은

 

2017년은 대한민국이 새로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중대한 해입니다. 왜 대통령선거가 그렇게 중요한가? 어느 나라나 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은 특히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대통령을 한번 잘못 뽑았다가 곤욕을 치룬 적이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보다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 나라가 자유민주주의의 길을 가기로 결정한 나라인지라, 별에 별 사람이 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형편인데, 유권자인 국민이 정신 차리지 않으면 엉뚱한 놈이 나와서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건국을 폄하하면서, 북의 인민공화국에 정통성이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한심한 정치꾼들이 청와대의 주인 자리를 노릴 수도 있고, 놈들이 감언이설로 국민을 속여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속 빈 강정 같은 나라’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한심한 나라이기 때문에 대통령만은 정말 조심스럽게 뽑아야만 합니다.

어떤 여당 출신의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공공연하게, “이번에는 충청도에서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고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는 것을 보고 “저런 자가 아직도 정계에 있구나!” 생각하고 혼자서 쓴 웃음을 웃었습니다. ‘충청도 대망론’의 근거는 다름 아닌 ‘인구론’이었습니다. 이제는 전라도의 인구보다 충청도의 인구가 더 많다는 주장은 무엇을 근거로 하는 말인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전라도 출신은 이 지구 어디에 가서 살아도 전라도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주민등록만을 문제 삼아서는 안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물론 충청에서 위인들이 많이 배출된 사실을 나도 시인은 합니다마는.

한번도 “전라도도 해먹은 대통령자리를 충청도 양반은 왜 못하는가?”라는 논리라면 언젠가는 제주도 출신도 청와대의 주인이 돼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돼야 합니다. 그럼 서울사람 차례는 언제쯤 올 수 있는가 묻고 싶습니다. 이젠 순 서울사람도 몇 남지 않았다지만 서울사람들은 그런 말도 한번 못해보고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져야 하는 겁니까?

한국의 대통령은 철두철미 자유민주주의의 신봉자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친북’ 또는 ‘종북’을 꿈꾸는 자, 또는 대한민국의 탄생을 저주하는 자, 6‧25 때 북의 인민군이 승리해야 했다고 은근히 믿고 있는 ‘나쁜 놈들’은 청와대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게 해야 합니다. 김정은의 ‘핵 완성’을 지원하려는 자는 총살감인데 어떻게 감히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입니까?

대통령 지망생에게 나는 두 가지 질문만 하겠습니다. 이번 리오올림픽에서 여자 골프로 우승하여 박인비가 시상대에 서서 올라가는 태극기를 바라보며, 울려 퍼지는 애국가를 들으며 느낀 그 감동을 함께 느끼지 않는 자는 대통령 자격이 없습니다. 태극기를 부끄러워하고 애국가를 멀리하는 자는 대통령은 물론 서울시민의 똥을 푸러 다닐 자격도 없는 놈들이라고 나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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