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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란 어떻게 생긴 물건이냐

淸潭 2016. 8. 22. 10:42

조선 성종 때의 문신. 학자(1439~1504). 성현(成俔) ()

용재총화(慵齋叢話) 5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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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두 형제가 있었는데 형은 어리석고 동생은 민첩하였다.

아버지 제삿날이 되어 제사를 올리려 하였으나 집이 가난하여 아무것도 없었으므로, 형제가 밤중에 몰래 이웃집 벽을 뚫고 들어갔다.

마침 주인 늙은이가 나와서 두리번거리니 형제가 숨을 죽이고 섬돌 밑에 엎드려 있는데 늙은이가 마침 섬돌에다 오줌을 누니, 형이 동생에게, “따뜻한 비가 내 등을 적시니 웬일이냐.” 하다가, 결국 늙은이에게 잡히게 되었다.

늙은이가 말하기를, “너희들에게 무슨 벌을 줄까.” 하고 물으니, 동생은, “썩은 새끼로 묶으시고 겨릅대로 치시기를 원합니다.” 하고, 형은, “칡 끈으로 묶으시고 수정목(水精木)으로 치십시오.” 하였다.

늙은이가 그들의 말대로 벌을 주고 난 뒤에, “어디에 쓰려고 도둑질하려 했느냐.” 하고 물으니, 동생이, “제삿날에 아버지의 제사를 지내려고 그랬습니다.” 하였다. 늙은이가 불쌍히 여겨 곡식을 주면서 마음대로 가져가게 하니, 동생은 팥 한 섬을 얻어 힘을 다하여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형은 팥 몇 알을 얻어서 새끼줄에 끼어 끌면서, “야허, 야허.” 하면서 돌아왔다.

이튿날에 동생이 팥죽을 쑤고 형을 시켜 중을 청하여 재()를 올리게 하였더니, 형이 말하기를, “중이란 어떻게 생긴 물건이냐.” 하므로, 동생이, “산중에 들어가서 검은 옷을 입은 것이 있으면 청해 오시오.” 하였다.

형이 가다가 나무 끝에 까마귀가 있는 것을 보고, “선사(禪師), 저희 집에 오셔서 재를 올려 주소서.” 하니, 까마귀는 울면서 날아갔다.

형이 돌아와서, “중을 청했더니 울면서 가버리더라.” 하였다. 동생이, “그것은 까마귀요 중이 아니니, 다시 가서 누런 옷을 입었거든 청해 오시오.” 하였다. 형이 다시 산중에 들어가서 나무 끝에 꾀꼬리가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선사님, 저희 집에 오셔서 재를 올려 주소서.” 하니 꾀꼬리도 울면서 날아가 버렸다. 형이 돌아와서, “중을 청했더니 예쁜 모습으로 물끄러미 보면서 가더라.” 했다.

동생이, “그것은 꾀꼬리요 중이 아니니, 내가 가서 중을 청해 오리다. 형님은 여기 계시다가 만약 솥 안의 죽이 넘치거든 구기로 떠서 오목한 그릇에 담아 놓으시오.” 하였더니, 형은, 처마물이 떨어져서 움푹 패인 섬돌을 보고 죽을 그 속에 모두 부었으므로 동생이 중을 청하여 돌아오니 한 솥의 죽이 모두 없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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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좌(上座)가 사승(師僧)을 속이는 것은 옛날부터 흔히 있는 일이었다. 옛날에 어떤 상좌가 있었는데 그의 사승에게 말하기를,

까치가 은수저를 입에 물고 문 앞에 있는 가시나무에 올라 앉아 있습니다.” 하니, 중이 이를 믿고 나무를 타고 올라가니 상좌가 크게 소리 질러 말하기를, “우리 스승이 까치새끼를 잡아 구워 먹으려 한다.” 하였다.

중이 어쩔 줄을 몰라 내려오다가 가시에 찔려 온몸에 상처를 입고 노하여 상좌의 종아리를 때렸더니, 상좌가 밤중에 중이 드나드는 문 위에 큰 솥을 매달아 놓고, 큰 소리로, “불이야.” 하였다.

중이 놀라서 급히 일어나 뛰어나오다가 솥에 머리를 부딪혀서 까무러쳐 땅에 엎어졌다가 오래된 뒤에 나와 보니 불은 없었다.

중이 노하여 꾸짖으니 상좌는, “먼 산에 불이 났기에 알린 것뿐입니다.” 하였다. 중이 말하기를, “이제부터는 다만 가까운 데 불만 알리고 반드시 먼데서 난 불은 알리지 말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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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상좌가 사승을 속이기를,

우리 집 이웃에 젊고 예쁜 과부가 있는데 항상 내게 말하기를, ‘절의 정원에 있는 감은 너의 스승이 혼자 먹느냐.’ 하기에, 나는, ‘스승이 어찌 혼자만 먹겠습니까. 매양 사람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하였더니, 그 과부는, ‘네가 내 말을 하고 좀 얻어 오너라. 나도 감이 먹고 싶다.’ 했습니다.” 하니,

중이 말하기를, “만약 그렇다면 네가 따서 갖다 주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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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좌가 모두 따다가 제 부모에게 갖다 주고는 중에게 가서,

여자가 매우 기뻐하며 맛있게 먹고는 다시 말하기를, ‘옥당(玉堂)에 차려놓은 흰 떡은 너의 스승이 혼자 먹느냐.’ 하기에, 내가, ‘스승이 어찌 혼자 먹겠습니까. 매양 사람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하였더니, 과부는, ‘네가 내 말을 하고 좀 얻어 오너라. 나도 먹고 싶다.’ 했습니다.” 하니,

중은, “만약 그렇다면 네가 거두어서 갖다 주어라.” 하므로, 상좌가 모두 거두어 제 부모에게 주고는 중에게 가서,

과부가 매우 기뻐하며 맛나게 먹고 나서 하는 말이, ‘무엇으로써 네 스승의 은혜를 보답하겠느냐.’ 하기에 내가, ‘우리 스승이 서로 만나보고 싶어합니다.’ 하니, 과부는 흔연히 허락하며 말하기를, ‘우리 집에는 친척과 종들이 많으니 스승이 오시는 것은 불가하고 내가 몸을 빼어 나가서 절에 가서 한 번 뵈옵겠다.’ 하므로, 내가 아무 날로 기약했습니다.” 하니,

중은 기쁨을 견디지 못하였다.

그 날짜가 되자 상좌를 보내어 가서 맞아 오게 하였더니, 상좌가 과부에게 가서 말하기를,

우리 스승이 폐()를 앓는데 의사의 말이 부인의 신을 따뜻하게 하여 배를 다림질하면 낫는다 하니 한 짝만 얻어 갑시다.” 하니, 과부가 드디어 주었다. 상좌가 돌아와서 문 뒤에 숨어서 엿보니 중이 깨끗이 선실(禪室)을 쓸고 자리를 펴놓고 중얼거려 웃으며 하는 말이,

내가 여기에 앉고 여자는 여기 앉게 하고, 내가 밥을 권하고 여자가 먹으면 여자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가서 서로 함께 즐기지.” 하였다.

상좌가 들어가서 신을 중 앞에 던지면서 말하기를,

모든 일이 끝장났습니다. 내가 과부를 청하여 문까지 이르렀다가 스승의 하는 소행을 보고 크게 노하여 하는 말이, ‘네가 나를 속였구나. 네 스승은 미친 사람이구나.’ 하고, 달아나므로 내가 쫓아갔으나 따르지 못하고, 다만 벗어 버리고 간 신 한 짝만 가지고 왔습니다.” 하니,

중이 머리를 숙이고 후회하며 하는 말이, “네가 내 입을 쳐라.” 하니,

상좌가 목침(木枕)으로 힘껏 쳐서 이빨이 다 부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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