偕老同穴(해로동혈)
글자 그대로 “같이 늙어가다가 죽어서도 한 무덤에 묻힌다”는 뜻으로 생사를 같이 하자는 부부의 사랑의 맹세이다. 이 “해로동혈”을 어느 주례사가 “개로동혈”이라고 잘못 말하여 이야기꺼리가 되기도 한 모양이다.
그런데 원래 <시경>을 출처로 하는 이 말이 희한하게도 동물 이름으로 사용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바다수세미과의 해면동물로, 인터넷에 이미지를 찾아보면 꼭 원통모양의 수세미처럼 생겼다. 그 해면동물의 몸속에 새우 한 쌍이 들어가서 살고 있다고 한다. 새우가 유어기때 그 그물망처럼 생긴 해면동물의 몸 속으로 들어갔다가 평생을 나오지 않고 거기서 산다는 것이다.
한 마리도 아니고, 세 마리도 아니고, 꼭 암수 한 쌍의 새우가 그 해면동물의 몸속에 살고 있다고 해서 그 동물의 이름이 해로동혈이라 지어진 것.
이 내용이 내가 가진 사전에도 나와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책에도 많이 소개 되는 것으로 보아 전혀 황당한 이야기도 아닌 모양이다.
<백로>
까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마라.
겉이 검은 들 속조차 검을 소냐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 뿐인가 하노라.
위의 시조는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 시조이다. 그런데 까마귀의 뼈가 희다는 것이야 동물의 뼈는 흰 색이니 당연한 이야기이겠으나 백로는 이 시조에서처럼 뼈가 검다고 한다.
언젠가 티부이의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에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라는 말은 사실은 “하릅[한 살짜리 동물]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라는 말이라고 하였으며, 다시 그 사실을 증명하기 위하여 한 살 짜리 강아지를 호랑이 우리에 넣었던 결과 조금도 두려운 기색이 없었다. 그러나 몇 살 더 먹은 강아지를 다시 호랑이 우리에 넣자 완전히 초죽음이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원래 단어나 말이 생길 때 반드시 어떤 근거를 가지고 만들어지는 법인데 후인들은 그 진실성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기가 쉽다. 사람은 보다 진지할 필요가 있는 법이리라.
'글,문학 > 故事成語'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전무퇴(臨戰無退) (0) | 2016.06.01 |
---|---|
윤언점종(輪言漸腫) (0) | 2016.05.31 |
樂則韶舞(악즉소무) (0) | 2016.05.30 |
유신참마(庾信斬馬) (0) | 2016.05.29 |
服周之冕(복주지면) (0) | 2016.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