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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귀심수(面鬼心水)

淸潭 2016. 5. 23. 10:24

면귀심수(面鬼心水)
[요약] (: 낯 면. : 귀신 귀. : 마음 심. : 물 수)


얼굴은 귀신처럼 추하지만 마음은 물처럼 맑다는 뜻으로, 겉만 보고 사람의 마음까지 속단하지 말라는 의미.


[문헌] 고려사(高麗史)주열(朱悅)열전(列傳). 고금청담(古今淸談)


[내용] 고려 고종(高宗. 1192~1259) 때 주열(朱悅;? ~ 1287)은 자()가 이화(而和)이고 능성현(綾城縣) 사람이며, 본관은 신안(新安)이다. 고종(高宗) 때 과거(科擧)에 급제하여 남원판관(南原判官)이 되어 나갔다가 국학학록(國學學錄)에 선발되어 보임(補任)되었으며, 감찰어사(監察御史)를 거쳐 나주(羅州정주(靜州)의 수령을 역임하고 승천부(昇天府)와 장흥부(長興府)에서 모두 명성과 공적이 있었다. 원종(元宗) 때 병부낭중(兵部郞中)으로 충청도(忠淸道경상도(慶尙道전라도(全羅道)를 연달아 안찰(按察)하였는데, 위세와 명성이 날로 떨치므로 사람들이 모두 존경하고 두려워하였다. 나라에 큰 일이 있어 사신을 고르게 되면 반드시 먼저 거론되어 봉명사신(奉命使臣)이라고 불렀다.


주열에 대한 일화가 많은데 고려사 열전에서 몇 가지만 보겠다.

안렴사(按廉使)가 되었을 때 내신(內臣) 최중경(崔仲卿)이 있어 왕명을 받들고 사신으로 와서 자신의옷이 아름답다고 사람들에게 자랑하였다. 주열이 이를 미워하여 해진 옷을 입고 다리를 쭉 펴고 앉아서 이(虱)를 잡으며 말하는 것이 옆에 사람이 없는 것처럼(旁若無人) 하자 최중경이 부끄러워하며 얼굴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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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열은 엄격하고 진중하되 사소한 일에 구애되지 않았다.

일찍이 어떤 고을에 묵게 되었는데, 한밤중에 온돌(溫突) 틈에서 불이 나서 이부자리를 태우므로 주열이 놀라 일어나니 읍리(邑吏)가 크게 두려워하였으나 끝내 죄를 묻지 않았다.

어떤 사람이 아무 고을의 수령이 뇌물을 받았다고 고발하였는데, 그 수령이 바로 중랑장(中郞將= 무관)이었다. 주열이 말하기를,

탐욕스럽고 비루한 무부(武夫)가 하찮은 뇌물을 받아 개처럼 더러운 것을 먹으니, 어찌 책망할 수 있겠는가?(貪鄙武夫, 受些小賂, 如狗食不潔, 何足數也?)” 라고 하며 결국 죄를 묻지 않았다.


 

주열은 성격이 강직하여 시세(時世)에 굽히거나 우러러보지 않았으며, 악을 미워하는 것이 원수와 같이 하여 반드시 소리 높여 심하게 욕하고 꾸짖었다. 진실로 사람됨이 어긋난다면 비록 권귀(權貴)라 하더라도 예()를 갖추지 않았으므로, 오랫동안 관직이 올라가지 못하고 막혀서 원망하는 마음이 없을 수 없었다.

일찍이 일이 있어서 상부(相府)에 가서 재상과 함께 말하는데, 주열이 앉아서 들으며 얼굴이 매우 거만하게 보이자, 재상이 서리(胥吏)를 시켜 말하기를,

재상께서 말을 할 때는 당연히 땅에 엎드려 들어야 합니다.”라고 하자,

주열이 말하기를,

재상의 말을 땅에 엎드려 들어야 한다면, 임금의 말씀은 땅을 파고 들어가 들어야 합니까?(宰相之言, 伏地聽則, 君上之言, 將掘地聽乎?)”라고 하며 끝내 굽히지 않았다.


 주열은 외모가 추했는데, 코는 귤이 익어 터진 것 같았다. 제국공주(齊國公主= 몽고공주= 충렬왕후)가 처음 왔을 때 여러 신하들에게 잔치를 베풀었는데, 주열이 일어나 축수(祝壽)를 올리자 공주가 놀라서 말하기를,

어찌하여 늙고 추한 귀신이 내 앞 가까이 오게 합니까?”라고 하였다.

충렬왕이 대답하기를,

이 노인이 외모는 귀신처럼 추하지만 마음은 물과 같이 맑다오.(此老, 貌醜如鬼, 心淸如水.)”라고 하니, 공주가 존경하고 중히 여겨 술잔을 들어 다 마셨다

주열은 술을 좋아하여 일찍이 하루도 마시지 않은 날이 없었다. 일찍이 사신이 되어 어떤 현()에 갔는데, 그때 마침 금주령(禁酒令)이 내려 있었다. 목이 매우 말라서 물을 찾는데, 현령이 주열이 술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큰 주발에 술을 부어 올리자 문득 아무 말 하지 않고 마셨다.

현령이 다시 올리자 주열이 말하기를,

이 사람아 또 마시라고(此子支離人也).”라고 하며 또 마시고는 거꾸러졌다.

죽음에 임박하여 그의 아내가 술을 내놓자 주열이 말하기를,

이것은 이별의 잔이로구나.(此餞柸也)라고 하며 바로 다 마시고는 죽었다.

시호(謚號)는 문절(文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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