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最古 팔만대장경 판본, 600년 만에 한국땅 밟는다
입력 : 2016.05.04 03:00 | 수정 : 2016.05.04 07:07
日 오타니대학이 소장한 '대반야바라밀다경' 제10권… 동국대 110주년 특별전서 공개
조선 초 日 왕실에 선물… 공민왕 명복 비는 발문 수록
경남 합천 해인사에 있는 팔만대장경은 재조(再雕)대장경이다. 초조(初雕)대장경이 몽골 침입으로 불타자 고종 23년(1236) 대장도감을 설치해 다시 만들었기 때문이다. 해인사에는 재조대장경판(국보 제32호)이 잘 보관돼 있지만 정작 이 판으로 찍어낸 고려시대 판본은 국내에 남아 있지 않다. 경판으로 찍어낸 가장 오래된 판본은 일본 교토 오타니(大谷)대학에 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팔만대장경 판본이 60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 온다. 동국대박물관(관장 정우택)은 고려 우왕 7년(1381) 목은 이색(李穡·1328~1396) 등이 공민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발원해 찍은 고려대장경 '대반야바라밀다경(大般若波羅蜜多經)' 판본 제10권을 6일 개막하는 특별전 '여시아문(如是我聞)-깨달음의 길'에서 공개한다고 3일 밝혔다. 동국대 개교 11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는 오타니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의 희귀 경전이 대거 소개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팔만대장경 판본이 60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 온다. 동국대박물관(관장 정우택)은 고려 우왕 7년(1381) 목은 이색(李穡·1328~1396) 등이 공민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발원해 찍은 고려대장경 '대반야바라밀다경(大般若波羅蜜多經)' 판본 제10권을 6일 개막하는 특별전 '여시아문(如是我聞)-깨달음의 길'에서 공개한다고 3일 밝혔다. 동국대 개교 11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는 오타니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의 희귀 경전이 대거 소개된다.
오타니대학에는 고려 고종 24~35년(1237~1248)에 판각된 팔만대장경 판본 4995첩이 587상자에 보관돼 있다. 상자별로 10권 단위의 마지막 권 끝에는 '1381년(우왕 7) 재상이었던 염흥방·염제신 등 16명이 공민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시주해 인출했다'고 쓴 이색의 발문이 붙어 있다.
'조선왕조실록' 등에 따르면 이 대장경 판본은 경기 여주 신륵사에 봉안됐다가 조선 태종 14년(1414) 일본 국왕에게 선물로 보내졌다. 이후 야마구치(山口)현 보광왕사(普光王寺)→안예엄도(安藝嚴島) 신사→동본원사(東本願寺)를 거쳐 1962년 오타니대 도서관으로 옮겨졌다. 최연식 동국대 교수는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팔만대장경 판본인 데다 이색의 발문이 있고, 일본 왕실에 선물했다는 기록까지 남아 있는 귀한 판본"이라며 "경판이 해인사에 보존돼 있어서 그동안 상당히 많은 판본을 찍어냈지만 판은 찍을 때마다 닳기 때문에 고(古)판본이 의미 있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에 있는 팔만대장경 판본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865년 찍은 강원도 평창 월정사 소장본이다. 대부분의 국내 팔만대장경 판본은 20세기에 찍은 것들이다. 최 교수는 "조선시대 억불숭유(抑佛崇儒) 정책과 전란 등으로 국내에 있던 불교 경전 등이 대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특별전은 한국·일본 불교와 스님들의 사상을 살펴볼 수 있는 경전을 통해 두 나라 깨달음의 길을 비교한다. 박물관은 "오타니대에는 국내에 없는 한국의 경전과 스님들의 해석서(解釋書)가 많이 소장돼 있어 한국 불교 사상의 복원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했다. 오타니대가 소장한 신라 원효대사(元曉大師·617~686)의 '이장의(二障義)'도 선보인다. 원효가 번뇌와 그 번뇌를 끊는 방법에 대해 쓴 에세이 성격의 저술로 쇼소인(正倉院) 문서에 의하면 748년 이전에 일본에 전래됐음을 알 수 있다. 동국대 총장인 보광 스님은 "원효 스님 특유의 치밀한 논리가 돋보이는 역작"이라고 했다.
대각국사(大覺國師) 의천(義天)의 시문(詩文)과 서한(書翰)을 모은 '대각국사 문집', 송광사 성보박물관이 소장한 보물 206호 '묘법연화경찬술(妙法蓮華經纘述)'도 전시에 나온다. 훈민정음이 창제된 직후 손으로 쓴 가장 오래된 한글 자료로 확인된 경기도 일산 원각사 소장 '능엄경(楞嚴經)'〈본지 작년 12월 22일 A8면〉도 이번 전시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일본의 주요 경전도 만날 수 있다. 헤이안(平安)시대 후기인 12세기 '등지인연경(燈指因緣經)'은 일본 헤이안시대의 사경 변상도(變相圖·불경의 내용을 표현한 그림)의 양식은 물론 당시의 사경 꾸밈 방법 을 알 수 있는 귀한 자료다. 표지에는 보상화당초문(寶相華唐草紋), 변상도는 석가설법도를 각각 금니, 은니로 그렸다.
나라시대 8세기의 '칭찬정토불섭수경(稱讚淨土佛攝受經)', 쇼무(聖武) 일왕(701~756)의 부인 고묘(光明) 왕후(701~760)가 발원한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제37권도 볼 수 있다. 전시는 6월 10일까지. (02)2260-3722
'조선왕조실록' 등에 따르면 이 대장경 판본은 경기 여주 신륵사에 봉안됐다가 조선 태종 14년(1414) 일본 국왕에게 선물로 보내졌다. 이후 야마구치(山口)현 보광왕사(普光王寺)→안예엄도(安藝嚴島) 신사→동본원사(東本願寺)를 거쳐 1962년 오타니대 도서관으로 옮겨졌다. 최연식 동국대 교수는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팔만대장경 판본인 데다 이색의 발문이 있고, 일본 왕실에 선물했다는 기록까지 남아 있는 귀한 판본"이라며 "경판이 해인사에 보존돼 있어서 그동안 상당히 많은 판본을 찍어냈지만 판은 찍을 때마다 닳기 때문에 고(古)판본이 의미 있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에 있는 팔만대장경 판본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865년 찍은 강원도 평창 월정사 소장본이다. 대부분의 국내 팔만대장경 판본은 20세기에 찍은 것들이다. 최 교수는 "조선시대 억불숭유(抑佛崇儒) 정책과 전란 등으로 국내에 있던 불교 경전 등이 대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특별전은 한국·일본 불교와 스님들의 사상을 살펴볼 수 있는 경전을 통해 두 나라 깨달음의 길을 비교한다. 박물관은 "오타니대에는 국내에 없는 한국의 경전과 스님들의 해석서(解釋書)가 많이 소장돼 있어 한국 불교 사상의 복원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했다. 오타니대가 소장한 신라 원효대사(元曉大師·617~686)의 '이장의(二障義)'도 선보인다. 원효가 번뇌와 그 번뇌를 끊는 방법에 대해 쓴 에세이 성격의 저술로 쇼소인(正倉院) 문서에 의하면 748년 이전에 일본에 전래됐음을 알 수 있다. 동국대 총장인 보광 스님은 "원효 스님 특유의 치밀한 논리가 돋보이는 역작"이라고 했다.
대각국사(大覺國師) 의천(義天)의 시문(詩文)과 서한(書翰)을 모은 '대각국사 문집', 송광사 성보박물관이 소장한 보물 206호 '묘법연화경찬술(妙法蓮華經纘述)'도 전시에 나온다. 훈민정음이 창제된 직후 손으로 쓴 가장 오래된 한글 자료로 확인된 경기도 일산 원각사 소장 '능엄경(楞嚴經)'〈본지 작년 12월 22일 A8면〉도 이번 전시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일본의 주요 경전도 만날 수 있다. 헤이안(平安)시대 후기인 12세기 '등지인연경(燈指因緣經)'은 일본 헤이안시대의 사경 변상도(變相圖·불경의 내용을 표현한 그림)의 양식은 물론 당시의 사경 꾸밈 방법 을 알 수 있는 귀한 자료다. 표지에는 보상화당초문(寶相華唐草紋), 변상도는 석가설법도를 각각 금니, 은니로 그렸다.
나라시대 8세기의 '칭찬정토불섭수경(稱讚淨土佛攝受經)', 쇼무(聖武) 일왕(701~756)의 부인 고묘(光明) 왕후(701~760)가 발원한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제37권도 볼 수 있다. 전시는 6월 10일까지. (02)2260-3722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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