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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뿐인 걸

淸潭 2016. 4. 21. 10:40

오늘 하루뿐인 걸- (2913)

 

어제가 있었습니다. 어제에 대한 이해나 해석이 서로 다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어제는 가고 다시 오지 않기 때문에 그 ‘어제’를 가지고 다투거나 싸우는 것은 결코 잘하는 일은 아닙니다. 오늘을 보람 있게 살기 위해 ‘어제’에서 무엇이라도 배운다면 고마운 일이지만, “그게 네 잘못이지, 내 잘못은 아니지!” 또는 “그게 너 때문이야, 네 탓이란 말이다”라며 아옹다옹하는 것은 보기에도 민망하지만, 보다 나은 오늘을 살아보려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어제로 되돌아갈 수도 없고 내일을 장담할 수도 없는 Homo Sapiens도, 미안한 말이지만 ‘하루살이’가 아닙니까? 오늘 지구상에는 75억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데 오늘 밤이 되기 전에 지구를 떠나 ‘저 세상’으로 가야 할 사람들이 몇이나 될 것 같습니까? 세계보건기구(WHO)에 문의 해보면 통계 숫자가 나오겠지만, 태어나는 숫자만큼 떠난다고 보는 것이 상식일 것입니다. “손자는 태어나고 할아버지는 떠난다”고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역사가 Thomas Carlyle은 ‘오늘 하루’에서 ‘영원’(eternity)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DNA를 달리 타고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지만 평범한 삶에도 하루를 천년‧만년처럼 살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중국의 동방삭이라는 자는 염라대왕의 수첩을 훔쳐보았더니 그 이름 밑에 ‘三十’이라고 적혀 있었답니다. 30세까지 밖에 못살 것이 하도 기가 막혀서 염라대왕 몰래 ‘十’자 위에 한 획을 비껴 쳐 그만 三千이 되었답니다. 동방삭은 3,000년을 사노라고 무척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독일의 문호 Goethe는 이에 관해 한 마디 하였습니다. 영어로 이렇게 번역이 되어 있습니다.

Nothing should be prized more highly
than the value of each day.
오늘 하루보다 더 값진 것은 있을 수 없다.

지당한 말씀입니다. 오늘 하루에서 ‘영원’을 찾읍시다. 영원히 살아야 할 ‘하루살이들’이여, 분발합시다. 오늘이 있는 한 희망은 있습니다. 오늘 도통(道通)하는 일이 결코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그대가 오늘 ‘도통’하지 못할 까닭이 무엇입니까?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