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혼은 생쥐라는 내용의 설화. 꿈의 내력을 설명하는 민속 신앙적 성격이 강하다. 신이담(神異譚) 중 변신담(變身譚)에 속하며, ‘사람의 혼은 새앙쥐’·‘도둑놈의 혼은 셋’이라고도 불린다. 전국적으로 널리 구전되고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느 비 오는 날에 아내는 바느질을 하고 남편은 낮잠을 자고 있는데 남편의 콧구멍에서 흰 생쥐가 나왔다. 쥐는 밖으로 나가더니 낙숫물이 괸 곳을 못 건너고 있자 아내가 바느질자로 다리를 놓아 주어 건너가게 하였다. 쥐는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돌아와 다시 남편의 콧구멍으로 들어갔다.
잠에서 깬 남편은 꿈속에서 어디를 가다가 큰비를 만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데, 어느 부인이 다리를 놓아 주어 건너갔다가 다시 그 다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꿈 이야기를 하였다. 아내는 자초지종을 말해 주고, 생쥐가 사람의 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꿈은 사람의 혼이 몸 밖으로 나와 겪는 일이라고들 말한다.
이 설화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람의 혼을 사람의 몸속에 있는 또 다른 생물이라 인식하며, 사람이 잠드는 동안 그 생물이 겪는 일들이 꿈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사고방식은 세계 여러 민족에게서 발견된다.
그 생물을 일본에서는 등에, 북방 민족에서는 푸른 벌레·벌·거미로, 독일에서는 흰 쥐나 작은 새, 샌달(Sandal) 족에서는 도마뱀으로 나타내었다.
일본에는, 어떤 사람이 등에가 된 자신의 혼이 어디에 가서 보물을 보는 꿈을 꾸는데 다른 사람이 그 꿈을 사서 그곳에 가 보물을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 나라에는 생쥐가 간 곳에 금이 있었고, 잠에서 깬 남편이 그곳을 찾아 금을 얻었다는 변이형도 있어서 일본의 것과 꿈의 매매(賣買)라는 사건 외에는 거의 비슷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혼의 출입에 대한 내용은 없으면서 단지 꿈을 매매하기만 하였다는 내용이 ≪삼국유사≫ 권1 기이편(紀異篇) 제1 태종춘추공조(太宗春秋公條)에 문명왕후(文明王后) 이야기로 실려 있다.
한편, 보통 사람의 혼은 두 마리의 생쥐인데, 도둑놈은 또 하나의 생쥐가 있어서 그 쥐를 죽이면 도둑질하는 버릇이 고쳐진다는 변이형도 있다.
이 설화는 여러 미개 민족 설화에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오래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인간의 자기 자신에 대한 원초적 사고 양식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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