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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說話] 화수분 설화

淸潭 2015. 12. 9. 11:00

화수분 설화

 

 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인 화수분에 관한 설화. 화수분은 원래 일종의 보물단지로 그 단지 안에 온갖 물건을 넣어두기만 하면 새끼를 쳐서 끝없이 자꾸 나온다는 단지인데, 일반적으로는 재물이 자꾸 생겨 써도 써도 줄지 않는 현상이나 그렇게 돈을 잘 벌어 오는 사람, 또는 수입을 늘려 주는 가게나 기구를 칭하기도 한다.
우리 나라 속담에 ‘화수분을 얻었나?’라는 것은 재물을 물 쓰듯이 하는 사람을 탓하는 말이요, ‘화수분을 얻었다.’고 하는 속담은 큰 보물이 생겼다, 큰 횡재를 하였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화수분은 행운을 주는 일종의 주보(呪寶)인데, 대체로 화로, 절구, 돈을 누는 당나귀, 동전, 사람의 비밀을 다 알려 주는 거울 등으로 나타난다. 화수분의 분(盆)을 볼 때 오목한 기구인 화로나 절구가 제격이라 할 것이다.
옛날 어떤 사람이 패가(敗家)를 하고 나서 객지에 나갔다가 산골 조그만 집에서 노친들을 잘 봉양하여 화로 하나를 보답으로 받았다. 그 화로에 불을 담으면 불이 계속 나오고 쌀을 담으면 쌀이 가득 나오고, 수수·콩 무엇이든지 넣는 대로 계속 나와 결국 이 사람은 부자가 되었다 한다.
다른 이야기로는 어떤 사람이 중국 어느 요릿집에서 가진 돈을 다 탕진하고 떠나올 때 기념으로, 또는 너무 억울할 테니 노자에 보태 쓰라고 주인이 선물로 절구를 주었는데, 이것이 무엇이든지 넣는 대로 나오는 화수분 절구였다는 것이 있다.

조선시대의 야담집 ≪청구야담 靑丘野談≫과 ≪해동야서 海東野書≫에 있는 〈식보기허생취동로 識寶氣許生取銅爐〉에서는 가산을 객지 주색가에서 다 날린 허생(許生)이 기생의 집에 있는 오금화로(烏金火爐)를 노자로 얻었는데, 이 오금을 시장에 내다가 팔았더니 큰 보화였다는 〈별허생전 別許生傳〉 이야기도 있다.
구렁이나 여우가 서당 아이나 신랑감의 입 속에 넣어 주었다가 도로 가져가는 여의주(如意珠)나, 구렁이가 복수를 하겠다고 신랑을 잡아먹으려고 하여 신부가 “내가 혼자 먹고 살 재물을 달라.”고 구렁이에게 말하자 구렁이가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게 하는 신묘한 보배를 주어 “그러면 구렁이 너나 죽어라!”고 신부가 구렁이를 저주하니, 보배구슬의 힘에 의해 구렁이가 죽고 신랑신부는 살아났다는 화수분의 이형(異型)도 있다.
그런데 정형(正型)인 화수분설화의 구성은, 첫째로 곤경에 처한 사람이 절실하게 보물을 필요로 하는 갈급한 상태에 있어야 하며, 둘째는 그 궁핍한 사람이 응분의 대가, 곧 남에게 선행을 베풀고 호의로 대하든가, 이 화수분을 점찍어 두고 대단한 공력을 들인다든지 하는 투자나 자격이 있어야 한다.
셋째는 원 화수분의 주인이 이 보배를 알고 있든지 모르고 있든지 간에 아낌없이 선사하여 화수분의 이동이 순조로우며, 넷째는 화수분을 가진 새 주인이 불로소득이나 무투자소득을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공력을 들여야 하고, 끝으로 이 화수분에서 나오는 재산으로는 선용을 해야지 악용을 하거나 악행을 저질러서는 무효가 된다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쌀을 화수분에 넣어야 쌀이 나오고, 돈을 넣어야 돈이 나온다는 것은 노력 없이는 성과도 없다는 진리를 담고 있는 것이다. 농부들이 ‘땅이 화수분이다.’라고 속담을 말하는 것은 정직한 투자만이 응답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화수분을 바라는데, 이러한 설화에서는 위에서 말한 희망·선행·노력·투자·선용 등 인간의 도리를 바탕으로 이를 얻게 된다는 점에서 도덕적인 성격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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