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
가을인가.
지난 토요일
산소에 갔다오는 길
외딴 집을 지나는데
어메..
가을햇살 아래
낮술 한 잔 걸쳤는지
땡감이 빨갛다.
어, 저건 또 뭐꼬?
담 밖으로 살몃
얼굴 내민 채
엄발난 가시내처럼
에고메,
봉곳이 발정한
붉은 젖가슴 다 들어내 놓고
터지게 웃고있는
석류(石榴)를 보고는
흐미,
입안에 침이 고이고
온 몸을 꼬우다 못해
어딘가에
자꾸 치대고 싶어진다.
여름날의
땡감이 떫지 않다면
그 감은
가을날의 홍시로 남을 수 없다.
아, 홍시여..
석류가 여름 내내
뜨겁게
몸살을 앓지 않았다면
붉은 석류알은
지구가 쪼개지는 소리보다
더 아프게
껍질을 깨며
가을의 뜰에
눈부시게 쏟아지지 못하였으리라.
참고 견뎌온 그리움이
알알이 익어 터진
환한 사랑의 열매여,
홍보석이여.
그날 밤 늦도록
강물 위에는
별빛이
곱게 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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