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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주(人柱)설화(說話)

淸潭 2015. 10. 5. 14:59

    인주(人柱)설화(說話)

 

 

 사람을 제사의 희생물로 쓴 인신공희(人身供犧) 또는 인신공양(人身供養)을 소재로 한 설화. 거대한 토목공사인 성쌓기·둑쌓기·다리놓기 등을 할 때에 한 사람을 물 속이나 흙 속에 파묻는 것을 인주(人柱)라 한다.
산 사람의 영혼이 이 건축물에 들어갔으므로 견고하고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행해진 풍습이다. 우리 나라의 여러 곳에서 전설로 전해오고 있다.

전라남도 영암군 시종면 신학리의 소바우 마을에는 옛날에 마을 앞 둑이 잘 터져서 피해가 많았는데, 도사의 말을 듣고 산 아이를 제물로 삼아 파묻고 둑을 쌓았더니 그 뒤로는 안전했다고 한다. 그 때 희생된 인주아이의 이름이 소바우여서 마을이름을 소바우로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또한, 전라남도 장흥군 부산면 용반리 어인보(御印洑)에는 보의 둑이 잘 터지므로 도사에게 물으니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하므로, 사람을 찾던 중 마침 지나가던 거지 부자가 있어 그 아들을 돈으로 사서 제물로 파묻었더니 둑이 터지는 일이 없었다.
그 거지는 자식을 판 돈을 가지고 가다가 유양리의 벼락바위에서 벼락을 맞아 죽었다는 전설이다. 또다른 유형으로 인주를 넣어야 견고한 둑이 된다고 가르쳐 주는 도승에게,
사람을 구할 수 없으니 당신이 인주가 되어라. 하고 일꾼들이 도승을 밀어뜨려 물 속에 넣어 인주를 삼았다는 전설도 있다.
이것은 살생을 금하는 불제자인 도승이 달리 견고한 토목공사의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살생 방법을 일꾼에게 가르쳐준 데 대한 인과응보의 뜻이 담겨 있다. 원래 거대한 토목공사를 하다 보면 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하는 일이 있고, 이러한 희생을 거쳐 후세사람이 혜택을 입게 된다는 교훈을 인주설화로 치환(置換)한 것이라 생각된다.
인주설화와 비교되는 설화가
에밀레종전설이다. 여기에는 종을 만드는 장인의 딸이 자진해서 끓는 쇠가마에 투신한 경우가 있다.
또한, 동냥온 중에게 아이의 어머니가 장난 삼아
시주는 할 것이 없으니 내 자식이라도 종 만드는 시주로 줄까?
하고 말한 것이 씨가 되어 마침내 아이를 시주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그 아이는 쇠가마에 던져지게 되었다는 비극적인 전설도 있다.
경상북도 상주시 공검면의
공갈못전설
에는 인주가 될 공갈이라는 이름의 아이가 장난 삼아 한 말로 인해 아이인주사건이 발생한 경우도 있다. 인주설화는 대를 위해 소가 희생되고 선인의 희생에서 후세사람이 혜택을 입는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큰 토목공사는 위험하여 인명 손상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과, 인신을 희생해야 신이 기뻐한다는 희생의식 위에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고 지네에게 처녀가 희생되는 등, 인간희생에 관한 다른 이야기의 영향으로 형성된 것이다.
결국, 이와 같은 인주를 바치는 공력이 없으면 큰 토목공사를 이룰 수 없다는 위험과 그로 인한 사고를 배경으로 발생한 이 설화는 국내외의 비슷한 인신희생설화와 비교, 검토할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가져온 곳 : 
카페 >우현 한문방(又玄漢文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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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孤巖/準一|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