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공스님과 원담스님
(그놈이 무엇인고)
원담스님이 행자승이 되어 수덕사에서 처음
만공스님을 친견하던 어느 추운 겨울이었다
만공스님께 인사를 드리고
고개를 드는 순간 만공스님이 다짜고짜
주장자로 원담의 머리를 한 대 때린 것이었다
깜짝 놀라며 아야 소리를 지르자
만공스님께서 왜 ! 아프냐고 물었다
스님께서 때리셨으니 머리가 아프지요
그러자 다시 한 번 주장자가 날아왔고
만공스님께선 또 물으셨다 “아픈 놈이 무엇인고”
그날 밤 만공스님은
원담을 불러 진지하게 다시 물으셨다
아까 내가 주장자로 때렸을 때 어디가 아팠느냐
“머리가 아팠습니다”
참 이상하구나
아픈 곳은 머리인데 어째서 입이 소리를 질렀을까
원담이 그 말을 듣고보니 정말 이상했다
원담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만공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매 맞지 않고 아프지도 않은 입을 시켜
소리를 내게 한 놈이 어떤 놈인지 생각하여 보아라
생각도 못한 숙제를 받은 원담은 군불 지필 때도
법당을 청소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오직 그 생각 뿐이었다
만공스님께선 어린 원담을 볼 때 마다
주장자로 원담의 머리를 탁 탁 내려치며
배고프면 배고프다고 아우성 치는 그 놈
집에 두고 온 어머니가 보고싶다는 그 놈
그 놈이 무엇인지 애쓰게하는 그 놈을 ?아 보아라
너가 ?고 있는
그 놈이 어떤 놈인지 알아야
그 놈 농간에 넘어가지 않는 법이다
밥을 하고 찬을 만들며 이곳저곳을 오가는 사이
덕숭산 자락이 붉게 물들고 그 놈이 무엇인지 알아갈 즈음
만공스님께서 원담을 불러 그 놈을 ?았느냐 하며 물으셨다
이에 원담은 그 동안 생각한 “마음” 이었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만공스님께선 다시 그 마음이란 놈은
어디있느냐 라고 되물으셨다 그것이 문제였다
분명 있기는 한데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것
또 다시 주장자가 어깨 위로 떨어지고
한참 너털웃음을 짓던 만공스님께선 “서른 먹은 중보다
어린 너가 공부를 더 잘했구나” 하시며 칭찬하셨다
만공스님께선 원담의 총명을
감지하시고 깨닭음의 문제를 내셨던 것이었다
만공스님의 가르침으로 원담은 훌륭한 스님으로 성장하였다
人物 이야기 착한사슴 옮김
sa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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