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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는가 1..........

淸潭 2015. 2. 7. 09:47

글쓴이; 사맛디

 

 



동해(東海)에서도
햇살이 가장 먼저 와닿는 땅

바다로부터 올라오는
구름과 안개를 뱉고(吐) 머금은(含)
토함산(吐含山) 해돋이는

가슴을 뜨겁게 달구는
감동(感動)이고 희열(喜悅)이다.

불바다처럼 끓어오르다가
하늘을 향해 날으는 빛의 화살

멋진 마루금(陵線)으로 겹쳐진
산너머 동해 위에

가볍게 떴던 구름은 삽시에
금빛 테를 두른 성곽(城廓)으로 변한다.

순식간에 떠오르는 아침해는
빛의 강물을 토함산의 골짝에 쏟아부어 놓는다.

이 아침 햇빛은
석굴암(石窟巖) 본존불(本尊佛)을
불광(佛光)으로 감싸고

그 반사된 빛이
천지만물(天地萬物)로 퍼져나간다.

그 찬란한 햇살이 내리는
불국사 대웅전 앞마당

푸른 하늘에
하얀 탑(塔)이 올라가고 있다.

무영탑(無影塔) ,

햇살이 옥개(玉蓋) 추녀끝에 은비늘처럼 내린다.
탑신(塔身)이 환하다.

三世古今誰是親 湛然一物本來眞
삼세고금수시친 담연일물본래진

開花落葉根唯一 日月去來絶往還
개화낙엽근유일 일월거래절왕환

拘束元來非我意 隨緣處處是吾家
구속원래비아의 수연처처시오가

삼세고금에
어떤 것이 참 나인가 /

번뇌 망상없는 청정한
한 물건이 본래 나인데 /

꽃 피고 잎 지나
그 뿌리는 하나요 /

해와 달이 뜨고 져도
가고옴이 없음을 /

구속됨이 원래
나의 뜻이 아니기에 /

인연따라 곳곳이
나의 집이었네.. /

서라벌에서 가장 맑고 정갈한
남산 옥천수(玉泉水) 샘물을 길어다

끓인 차(茶)를
탑 앞에 정성스레 올린다.

향내 짙은 겨울 국화도 바쳐진다.
그 순간 사내의 눈에서는 눈물이 핑 돈다.

눈물을 떨구지 않으려고 하늘을 본다.
바람같은 세월 ..

산바람을 타고 흩어지는
낭낭한 풍경(風磬) 소리

무영지(無影池) 푸른 물결이
띠를 이루며 밀려온다.

하루해도 어느덧 저물고
대숲에선 잎마다 추위를 앓는 소리를 낸다.

물 위엔 어느새 어둠이 밀려와
물주름(波紋)을 차례로 지운다.

에밀레종이
저녁 하늘에다

덩 덩 덩 ..
붉은 울음을 쏟아낸다.

과거와
현재가 맞닿아 있는 소리

찰나(刹那)가 아니라 억겁(億劫)으로 이어지는
영원의 옥음(玉音)이다.

하늘이 처음 열리듯
우주(宇宙)를 울리는 소리

천년을 울리고 되돌아와
다시, 천년(千年)으로 이어지는 고요다.

누렁소 등 같은
산등성이를 타고

우렁우렁 .. 울려퍼지는 종소리에
소스라쳐 깨어날 수만 있다면

그는 온 우주(宇宙)를
마음에 담은 사람일 게다.

어디, 그런 깨달음이
한 순간에 올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