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명상실
♤ 공락(共樂) ♤ 秋陽照室 展卷遊神 觀其花木之幽深 烟水之縈紆 추양조실 전권유신 관기화목지유심 연수지영우 新林嘉石之窈窕 與夫開樽拓窓之人焉 신림가석지요조 여부개준탁창지인언 噫! 安得與斯人共享此樂也 희! 안득여사인공향차락야 - 박제가(朴齊家,1750-1805),〈제문형산화첩후발(題文衡山畵帖後跋)〉 가을 볕이 방에 비친다. 그림을 펼쳐놓고 정신으로 노닌다. 그림 속에는 꽃나무가 그윽히 깊고, 안개 낀 강물은 둘레를 감돈다. 봄 숲에 아름다운 바위는 그윽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속에서 술동이를 놓고 들창을 열고 있는 사람을 본다. 아! 어찌해야 이 사람과 더불어 이 즐거움을 함께 누려볼거나! 가을 볕이 슬그머니 방안으로 들어와 앉는다. 책상 위가 화안하다. 그림 족자를 그 위에 펼쳐 놓고 빠져드는 달콤한 상상. 그림 속 봄 숲엔 신록의 기운이 풋풋한데, 숲 속 작은 집은 꽃나무에 묻혀 있다. 그 앞으로 강물은 집을 감돌아 흘러간다. 바위는 고즈녁하다. 작은 집 들창 안, 오두마니 앉아 있는 한 사람이 있다. 그 앞에는 술동이 하나 놓여 있겠지. 나도 내방으로 슬그머니 걸어 들어오던 가을 햇살처럼 그림 속 그의 방안으로 놀러가고 싶다. 아 ! 이 고마운 가을날, 함께 볕바라기 하며 한 잔 술 나눌 친구, 한 두 세 시간쯤 아무 말 없이 앉았다 올 수 있는 친구, 그런 친구는 어디에 있나.
가을 볕이 슬그머니 방안으로 들어와 앉는다. 책상 위가 화안하다. 그림 족자를 그 위에 펼쳐 놓고 빠져드는 달콤한 상상. 그림 속 봄 숲엔 신록의 기운이 풋풋한데, 숲 속 작은 집은 꽃나무에 묻혀 있다. 그 앞으로 강물은 집을 감돌아 흘러간다. 바위는 고즈녁하다. 작은 집 들창 안, 오두마니 앉아 있는 한 사람이 있다. 그 앞에는 술동이 하나 놓여 있겠지. 나도 내방으로 슬그머니 걸어 들어오던 가을 햇살처럼 그림 속 그의 방안으로 놀러가고 싶다. 아 ! 이 고마운 가을날, 함께 볕바라기 하며 한 잔 술 나눌 친구, 한 두 세 시간쯤 아무 말 없이 앉았다 올 수 있는 친구, 그런 친구는 어디에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