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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전소설과 신소설 목록

淸潭 2014. 3. 3. 23:14

고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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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설

신소설 (新小說)

  19세기 말~20세기 초에 걸쳐 출현한 일련의 소설 작품들로서 개화기 소설이라는 명칭과 더불어 통용되기도 하나 그 내포는 서로 다르다. 이 용어는 일본에서 쓰이던 것인데, 1906년 《대한매일신보》의 광고에서 처음 보였고 이듬해 《혈의 누》가 단행본으로 간행되면서 ‘新小說 血의 淚’라고 밝힘에 따라 이후 보편적인 명칭으로 굳어졌다. 이인직을 비롯한 개화파 지식인들이 이전의 고대소설과는 다른 새로운 소설 형태를 창출하였던 바, 신소설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그들의 작품을 지칭한다. 이인직의 《혈의 누》, 이해조의 《자유종》, 최찬식의 《추월색》 등이 대표적인 작가와 작품들이다.

  신소설은 제명을 비롯하여 확대된 장면 묘사, 작품 서두의 참신성, 근대적인 사상과 문물의 도입, 풍속의 개량 등 내용과 형식의 측면에서 고대소설과는 다른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즉, 신소설은 고대소설과 달리 작품의 첫머리가 매우 자유롭다. 고대소설의 대부분은 "대명년간에"나 "화설 중고적에" 등으로 시작되는 데 반해 신소설은 정해진 규칙이 없다. 예를 들면 〈혈의 누〉는 "일청전쟁의 총소리는", <은세계>는 "겨울 치워 저녁 기운에"로 시작된다. 이처럼 신소설의 첫머리가 구어체 문장으로 씌어진 것은 한문에 토를 단 듯한 이전의 문장과 확연히 구분되는 파격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신소설에 나오는 문장은 개화기의 새로운 감각이 담겨 있고 사건이나 장면 묘사가 과장되지 않고 사실적이다. 인물도 선악의 대립이 아니라 개성 위주로 설정되고, 이야기가 고대소설은 시간순으로 진행되는 데 반해 신소설은 현실감을 나타내려고 시간의 흐름을 역행하거나 전후 사건 및 장면이 뒤바뀐다. 말하자면 인물의 행동을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이 아니라 신념이나 특성에 비중을 두고 시간의 순서를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후기로 갈수록 부녀자들을 상대로 한 대중적 독서물로 변질되어 고대소설의 상투적 수법인 우연을 통한 사건전개, 선악의 평면적 대립, 흥미위주의 사건 설정 등이 남발되면서 초기의 참신성이나 문제의식이 점점 희석되어 갔다. 실상 초기의 문제의식이라는 것도 제한적인 의의만이 있을 따름인데, 일본을 개화의 표본으로 상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한계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반봉건과 반외세라는 당시의 시대적 과제를 철저히 깨닫지 못한 채 무조건 일본을 따르는 것이 개화의 전부인 양 잘못 생각했던 것이다. 조선적인 것은 무조건 낡은 것, 그래서 버려야 할 것으로 생각했고, 반대로 일본이나 서구적인 것은 무조건 새로운 것, 그래서 추구해야 할 것으로 생각했던 단선적이고 피상적인 신소설의 문제의식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국권회복을 위해 궐기한 의병들을 오히려 토벌해야 할 비적집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편향성은 비판을 넘어 노여움까지 불러 일으킨다.

  한편 개화기 소설이라 하면 위에서 거론한 신소설과 함께 개화기 공간에 출현한 소설적 형태의 작품들까지 포괄한다. 역사전기 소설과 토론체 소설이 이에 해당하는데, 이 작품들은 신소설이 보여주고 있는 피상적인 문제의식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고 있어 주목된다. 장지연의 《애국부인전》, 박은식의 《서사건국지》, 신채호의 《을지문덕》 등이 이 시기 역사전기소설의 대표적 작품들이며 안국선의 《금수회의록》, 김필수의 《경세종》, 그리고 기타 《소경과 앉은뱅이 문답》과 《거부오해》 등이 토론체 소설의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역사전기소설은 이른바 경험적 서사체로서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토론체 소설은 문답과 토론을 위주로 한 비서사적 성격 때문에 각각 소설의 범주에서 얼마간 떨어져 있는 장르적 성향을 보여주고는 있으나, 신소설이 확보하지 못한 심각한 문제의식을 동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문학사적 의의는 자못 크다고 하겠다. 역사전기소설은 위기에 처한 나라의 운명을 한몸에 걸머진 뛰어난 영웅의 활약을 통해 당시 조선, 즉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국권이 상실되어가는 위기적 상황을 타개하고자 하는 지식인들의 시대 대응력을 보여준다. 조선 후기 영웅소설, 그리고 3.1운동 이후 유행했던 역사전기소설의 중간단계를 잇고 있는데, 다만 한 개인의 영웅적인 행적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작위적인 경향이 노출되는 아쉬움이 남는다.

  토론체 소설은 당시의 긴급한 현안이라 할 만한 개화의 문제, 국권의 문제 등 시사적인 쟁점들을 서시화하였다는 점에서 연설의 산문화 경향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또한 대화를 위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서사와 희곡의 중간 단계라고도 할 수 있다.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인물들을 등장시켜 언술과 언론의 방식으로 대화를 진행하고 있어 풍자적 색채를 강하게 띠기도 하는데, 이는 조선 후기에 성행했던 우화소설, 몽유록, 그리고 민속극 등에서 그 영향의 일단을 추출할 수 있다. 신소설이 개화주의자들의 손에서 창작되었음에 반해 역사전기소설과 토론체 소설은 민족주의자들의 손에서 창작되었으며, 이후 근대소설적 면모는 이광수의 《무정(無情)》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주요 작품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혈의 누 : 1906년 이인직. <만세보>에 발표. 청일 전쟁과 그 직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문명 개화와 신교육 사상, 자유 결혼의 계몽적 이념을 드러내고 있다. 최초의 신소

             설.

 ② 귀(鬼)의 성(聲) : 1906년 이인직. 처첩의 갈등과 신구(新舊) 사상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③ 치악산 : 1908년 이인직. <만세보>에 연재. 양반의 부패를 폭로하고 고부간의 갈등을 그리

             고있다.

 ④ 은세계 : 1908년 이인직. 부패한 관리를 비판한 정치 소설로 원각사에서 상연되기도 하였다.

             근대극의 효시이다.

 ⑤ 모란봉 : 1913년 이인직. <매일신보> 연재 중 중단. '혈의 누'의 속편으로 삼각 관계의 애정

             소설이다.

 ⑥ 빈상설 : 1908년 이해조. 소실 때문에 패가 망신을 하게 되는 가정의 비극을 다루고 있다.

 ⑦ 자유종 : 1910년 이해조. 부녀자의 해방, 애국 정신과 자유 교육을 주창한 토론. 대화 형식

             의 정치 소설이다.

 ⑧ 추월색 : 1912년 최찬식. 외국 유학 및 애정의 기복을 그리고 있다.

 ⑨ 안(雁)의 성(聲) : 1912년 최찬식. 삼각 연애를 소재로 자유 결혼과 인권 옹호를 주창하고

             있다.

 ⑩ 금수회의록 : 1908년 안국선. 동물들을 등장시켜 인간 사회를 풍자한 우화 소설로 '나'라는

             1인칭 관찰자가 꿈 속에서 인간을 성토하는 회의장에 들어가 동물들의 연설을 듣는

             것으로 되어 있다.

 ⑪ 공진회 : 1915년 안국선 : 우리 나라 최초의 단편 소설집. '인력거꾼', '시골 노인 이야기',

            '기생' 등의 3편의 단편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인력거꾼'에서는 하층 계급의 생활

             속에서 근로와 금주(禁酒) 치부설(致富說)을 주장하고 있으며, '시골 노인 이기'에

             서는 동학란을 전후한 시기의 부패된 정치를, '기생'에서는 여성의 순정과 절개를

             강조하고 있다.

 ⑫ 재봉춘 : 1912년 이상협. 백정의 딸을 양반 집 양녀로 들여 보내고, 또 시집 보낸 데서 생긴

             갈등을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계급 타파를 주장하고 있다.

 ⑬ 애국 부인전 : 장지연. 애국 계몽기에 쓰여진 역사 전기 소설로, 백년 전쟁의 영웅 잔 다르

             크의 애국적 행동을 통해, 우리 국민들에게 외세에 맞서 국권을 수호하겠다는 의지

             를 고취시키기 위해서 쓰여진 작품이다.

 ⑭ 화상설 : 1912년 김우진. 축첩이 폐습을 없애고 일부일처를 주장한 작품이다.

 ⑮ 국(菊)의 향(香) : 조일제. 인텔리 이현섭과 국희, 그리고 일본인과 삼각 관계의 사랑을 그

             린 애정 소설이다.

  

개화기 번안 소설

 

 ① 철세계 : 1908년 이해조.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의 '철세계'를 번안한 과학 소설.

 ② 설중매 : 1909년 구연학. 스에히로의 '설중매'를 번안한 정치 소설.

 ③ 장한몽 : 1913년 조중환. 오자키의 '곤지키야사'를 번안한 애정 소설. 주인공은 이수일과 심

             순애로 <매일신보>에 연재됨.

 ④ 해왕성 : 1917년 이상협. 프랑스 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번안한 것.

 ⑤ 서유기 : 민태원. 중국 오승은의 '서유기' 원작을 번안한 것.

 ⑥ 애사 : 1919년 민태원. 프랑스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번안한 것

 

<두산대백과사전>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