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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백로/백로(白露) 아침에, 백로(白鷺)를 보며 ..

淸潭 2013. 9. 7. 12:35

출처;음악정원

글쓴이;사맛디

 

    
    이른 새벽 
    강변을 걷는다.
    물안개가 부옇게 흐르고 
    조금은 서늘한 날씨다.
    오늘이 절기로 볼 때 
    이슬이 내린다는 백로(白露)다.
    물가에 희끗희끗,
    모습을 들어내고 있는 
    백로(白鷺)의 자태가 고요하다.
    늘 그렇지만 
    오늘 새벽에는 그 모습이 
    더 처연(悽然)하다.
    이제 ,
    백로(白露)가 지나면 
    북쪽에서 기러기가 날아오고 
    제비도 새끼들을 데리고 
    바다를 건너 
    먼 강남으로 떠나게 된다.
    그래서 
    자연은 절기을 통해 
    질서를 지키며 순환(巡還)을 한다.
    생명은 태어나고 떠나고
    삶은 이어지고 다시 이어지고
    물그림자에 놀랐는지 
    그 긴 다리를 오므린 채 
    훌쩍.. 날아오르는 
    백로(白鷺)의 깨끗함이 
    고고(孤孤)한 선비의 모습이다.
    白露 ..
    밤에 기온이 내려가고
    풀잎에 이슬이 맺혀 
    가을 기운이 완연해 진다. 
    백로에 비가 오면 풍년의 징조다.
    옛 속담에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 천석을 늘린다"고 했다.
    우리 어릴 적에 
    백로에 내린 콩잎의 이슬을 
    새벽에 손으로 훑어 먹으면
    속 병이 낫는다고 했는데
    그 병이 아픈 병일까
    가슴앓이일까? 
    아니면 마음의 병일까?
    어쩜, 그리움이겠지 ..
    얼핏 떠 오르는 詩 한 수
    조용히 읊어본다.
       - 백로(鷺)
                               - 杜牧
    霜衣雪髮靑山嘴 群捕魚兒溪影中
    상의설발청산취 군포어아계영중
    驚飛遠映碧山去 一樹梨花落晩風
    경비원영벽산거 일수이화낙만풍
    설발(雪髮)에 
    상의(霜衣)를 입고/
    청옥(靑玉)의 그 부리는 
    고기 그림자를 줍는다/
    어쩌다 놀라서 
    청산으로 돌아갈 땐/
    바람에 날리는 
    배꽃이어라/
    물안개가 스물스물 걷히고 있다.
    해가 뜨려면 아직 멀었다.
    흰이슬 내리는
    가을 아침이다.
    ♡
    * 
    지금 흐르는 곡은  김수철 작곡 `먼길`입니다. 
    아쟁연주곡인데, 참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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