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1.20 03:00 | 수정 : 2012.11.20 09:41
당뇨병으로 새로 입원하는 환자, 해마다 10만명씩 증가
![](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211/20/2012112000221_0.jpg)
19일 OECD의 '당뇨 입원율 관련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당뇨 관련 질병으로 입원하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351.4명(2009년 기준)이었다. 멕시코(380.6명), 오스트리아(355.2명) 다음이다. OECD 국가의 평균 160명에 비해 배 이상 높은 셈이다. 특히 남성(380.2명)이 여성(351.4명)보다 입원율이 높았다.
우리나라의 당뇨병 입원율이 높은 근본적인 이유는 환자들이 스스로 혈당 관리를 하지 못해 실명(失明)하거나 다리를 잘라내는 등 합병증에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치료 중인 당뇨병 환자들조차 혈당 관리를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질병관리본부의 '2011년도 당뇨병 관리 실태'를 보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 중에서 약 복용 등으로 치료를 받는 사람은 58.5%이고, 치료 중인 환자 중에서 정상 범위로 혈당을 관리하는 사람은 23.3%에 그쳤다. 당뇨병 환자 10명 중 1.3명만이 혈당의 정상 범위(공복 시 혈당 60~99㎎/㎗)로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당뇨학회는 "국내 당뇨병 환자 3명 중 2명은 혈당 측정을 하루에 한 번도 안 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당뇨병은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혈당 관리를 이처럼 소홀히 하는 것이다. 혈당 관리를 소홀히 하면 실핏줄까지 산소 공급이 제대로 안 돼 세포조직이 괴사한다. 이 때문에 시신경 손상, 콩팥 장애, 심장질환, 뇌졸중, 망막증 등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가 많다.
차봉연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식사 종류와 식사량 등 식이요법을 지키지 못하거나 운동 부족 등으로 혼자서 혈당을 조절하지 못해 합병증을 일으키는 이들이 많다”며 “이런 경우는 병원에 5~7일간 입원해 합병증 방지교육 등 당뇨 교육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선진국들에 비해 병원에 입원하기가 쉬운 여건도 입원율이 높아지는 이유로 지적한다. 미국 등 일부 선진국들은 당뇨병 환자들은 건강보험 혜택을 주지 않거나 비싼 보험료를 요구해 입원이 쉽지 않다.
이종구 서울의대 교수는 “당뇨병은 기본적인 건강관리 등 1차 관리만 잘하면 입원이 줄어드는 병”이라며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 약물 복용과 함께 식이 조절, 체중 조절 등을 병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 유병자는 매년 10만명씩 늘어나고 있다. 당뇨병 환자가 성인 10명 중 1명이고, 잠재적 당뇨환자인 ‘당뇨병 전 단계’인 경우도 10명 중 2명꼴이다.
이 때문에 입원 환자도 매년 늘어나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 당뇨병 예방 교육 등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의 관리 대책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김대중 아주의대 교수는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3분의 2는 혈당 조절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라며 “당뇨병 환자들에게 전문가들이 조언하고 지원을 체계화하는 국가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