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banya & 청담

[스크랩] 전국 산사 돌며 108번뇌 하나씩 씻어내죠

淸潭 2011. 5. 2. 15:15

“전국 산사 돌며 108번뇌 하나씩 씻어내죠

 

‘108 山寺 순례’ 1주년 맞는 도선사 주지 혜자 스님


부처님 찾아 소풍가자는 마음으로 매달 한 곳씩 방문
3000명씩 참가·초코파이 4만개 기증 등 각종 진기록

 

    “출가한 저도 못 가본 사찰이 많아서 ‘부처님 찾아 소풍 가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이렇게 커질 줄 몰랐습니다. 기왕 규모가 커진 만큼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순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9월 13일로 창립 1주년을 맞는 ‘108산사 순례단’을 이끄는 서울 도선사 주지 혜자 스님은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108산사 순례’는 매회 평균 3000명 참가, 공양미 40가마, 초코파이 4만개 기증 등 각종 진기록을 세우며 우리 불교계에 새로운 신행(信行)풍속도를 그리고 있다.

    ‘108산사 순례’는 어쩌면 단순하고 순수한 동기에서 출발했다. 혜자 스님이 지난해 신도들에게 사찰 순례를 권유하기 위해 ‘혜자 스님과 함께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라는 책을 펴낸 것이 계기가 됐다. 그러면서 ‘108산사를 찾아, 108배 기도하면서, 108번뇌를 소멸시키자’고 순례를 떠났다. 불자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도선사에서 시작한 순례는 매월 한 곳씩,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 등 3보(寶) 사찰을 거쳐 경국사(서울) 관촉사(충남) 내소사(전북) 도갑사(전남) 신륵사(경기) 낙산사(강원) 봉정사(경북) 수덕사(충남) 등 전국 각 도를 거의 돌았다.
    순례 날엔 사찰 앞에 서울과 전국 각지에서 온 대형버스 50~60대가 줄지어 서있는 장관이 펼쳐지곤 한다. 해당 사찰들은 여간 해서는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 지역까지 순례단에게 개방하며 이들을 반겼다.

     

     

    ▲ 지난 8월 말 수덕사를 찾은‘108산사 순례’참가자들이 참가확인 낙관을 받기 위해 책을 펴 들고 줄지어 있다. /도선사 제공

     

     

    순례단원들의 배낭 내용물은 거의 비슷하다. 도시락과 공양미 한 봉지, 초코파이 한 상자,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 책, 그리고 예불안내책자 등이다. 예불이 끝나면 참가 신자들은 해당 사찰 이름이 새겨진 염주알을 하나씩 받고, 혜자 스님 저서의 해당 페이지 여백엔 참가 낙관을 받아간다. 순례단은 송광사 순례 때부터는 지역 특산 농산물 장터에서 우리 농산물을 구입하고 있으며, 논산 관촉사 순례 때부터는 사찰 인근의 군부대에 장병 간식용 초코파이를 기증하고 있다. ‘환경지킴이’를 조직해 방문사찰 주변을 청소하고, 1회용 컵 대신 참가자들에겐 ‘환경컵’도 1개씩 배포했다. 혜자 스님은 “그때 그때 필요한 점을 보완하다 보니 자연스레 농촌사랑과 환경사랑, 국군장병 위로로 이어졌다”며 “어떤 보살은 초코파이 비용으로만 100만원을 보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 혜자 스님은“순례단원들이 3000송이 연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김한수 기자
    참가인원이 늘어나면서 당초 매월 마지막 주 주중과 주말 2차례 순례하던 것을 3차례로 나눠서 가야 했다. 봉정사 방문 때는 전세열차를 타고 가기도 했고, 지난 6월부터는 순례단을 위한 소식지 ‘一心光明(일심광명)’을 창간해 그 달 순례할 사찰에 대한 예비지식과 참가기, 감사편지 등을 전하고 있다. ‘108산사 순례’가 유명해지다 보니 전국 사찰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우리 지역에도 와달라’는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어 순례대상 사찰을 선정하는 것도 행복한 고민거리이다. 혜자 스님은 “당초 가까운 곳은 1개월에 1~2곳을 찾으려 했는데 인원이 늘어 매월 한 곳 이상을 순례하기가 어렵다”며 “수행을 위한 7~8년 대장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순례단은 1주년을 맞아 오는 15일 충주 중앙탑에서 기념 대법회를 열고 ‘충북지역 농특산물 직거래장터’도 마련한다. 또 이달 말에는 1년에 한 번 부처님 오신 날에만 일반에 개방하는 문경 봉암사를 순례할 예정이다.

    혜자 스님은 “스승인 청담 스님께서는 ‘미래의 불교는 산중에서 거리로 가야 한다’ ‘베푸는 손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셨는데, 우리 순례단은 이제 다시 거리에서 출발해 산사로, 도시에서 농촌을 찾고 있다”며 “70대 신자들이 ‘마지막 원력(願力)’이라며 참가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3000송이 연꽃이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한수 기자 hansu@chosun.com 
입력 : 2007.09.06 00:50

출처 : 수덕사를 사랑하는 모임(수사모)
글쓴이 : bany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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