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조절/당뇨 합병증

탄탄한 잇몸 튼튼한 온몸

淸潭 2010. 9. 7. 15:10

탄탄한 잇몸 튼튼한 온몸

 

“밥 먹자마자 양치질을 교과서대로 꼼꼼히 하고 스케일링도 1년에 한두 번은 꼭 받아요.” 개그우먼 장미화(38)씨의 치아 사랑은 각별하다. 잘 웃고, 밝은 인상을 줘야 하는 직업인 데다 “평생 맛난 음식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그녀는 단 음식, 탄산음료는 입에 대지 않는다. 담배나 커피도 멀리한다. 강남이지치과 이지영 원장은 “장씨는 타고난 건치를 잘 관리한 덕에 38세에 자녀를 두 명 출산했지만 충치도 없고 잇몸도 건강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건치미인 개그우먼 장미화씨. 치아만을 클로즈업해 장씨에게는 다소 곤혹 스러운 촬영이지만 환한 미소로 건강한 치아를 맘껏 드러내고 있다. [최승식 기자]

감기 다음으로 흔한 질병이 잇몸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만 해도 673만여 명의 환자가 잇몸병 때문에 병원 치료를 받았다. 불과 5년 전인 2004년 466만 명(질병별 치료 순위 8위)에서 2005년 512만 명(5위), 2006년 559만 명(4위), 2007년 621만 명(3위)으로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9일은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정한 ‘치아의 날’이다. 올해 치협은 서울 중앙우체국 앞 광장에서 OQ지수(구강건강지수) 출범식을 올리는 등 치아수명을 늘리기 위한 무료 구강검진 및 OQ테스트를 진행한다.

치아 수명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것은 원인이 되는 잇몸병이 전신질환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 당뇨병·심장병(협심증·심근경색 등)·뇌졸중·골다공증·비만 등을 초래한다. 임신부라면 조산 위험은 물론 임신 중독증도 걱정해야 한다.

서울대 치대 치주과 류인철 교수는 “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혈액을 통해 심장혈관에 들어가 혈관벽에 손상을 일으켜 혈전(피떡)을 만든다”며 “잇몸병 환자는 심장병을 앓을 확률이 두 배 증가한다”고 들려줬다. 뇌졸중 발병률은 이보다 더 높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윤병우 교수는 “잇몸병 환자는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네 배 증가한다”고 밝혔다. 당뇨병도 촉발한다. 류 교수는 “잇몸병이 있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폐경 여성의 골다공증·호흡기 질환·비만 등도 모두 잇몸병이 발병률을 높인다. 또 임신 중에 잇몸병이 있으면 조산·저체중아·임신 중독증 등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연세대 치대 치주과 조규성 교수는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은 잇몸질환부터 치료하고, 임신 후 발병하면 임신 중반기(4~6개월) 때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무서운 치주병이지만 잇몸병은 대부분 증상이 없이 진행된다.

어릴 때부터 충치 하나 없어 “오복 중 하나는 타고났다”고 자부하던 C씨(64·남). 언제부터인가 이가 흔들리는 듯싶더니 어느 날 갑자기 치아가 7개나 빠졌다. 류 교수는 “잇몸질환은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되는 ‘만성병’”이라며 “눈에 잘 띄는충치와 달리 잇몸이 들뜬 느낌이 들거나 간혹 피가 나는 등 모호한 증상이 많아 말기가 돼서야 발견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치아와 치아 사이, 치아와 잇몸 사이는 균이 서식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입속의 세균이 수시로 제공되는 영양분을 먹고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서울대 치대 치주과 김태일 교수는 “치아 주변의 세균은 끈끈한 보호막(바이오필름)을 만들면서 집단으로 공생한다”며 “이 막 때문에 세균이 내뿜는 독성물질이 석회화돼 치석(프라그)을 형성한 뒤 잇몸 안쪽으로 파고든다”고 설명했다. 치석 1㎣에 존재하는 세균은 약 1억 마리나 된다. 이 중 일부만 치주조직에 염증을 일으켜도 치조골이 녹으면서 치아가 빠지는 것이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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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8 00:01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