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귀환’ 박세리, 눈물꽃 뿌리며 돌아오다
일간스포츠 | 기사입력 2010.05.17 10:37
[JES 최창호] "한번쯤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싶어요."
박세리(33)가 찬 소주 잔을 기울이며 말했다. 눈이 펑펑 내리던 지난해 12월이다. '세리키즈'의 대표주자인 후배 신지애(22·미래에셋), 최나연(23·SK텔레콤)과 함께 올 한해 선전을 다짐하는 송년회 자리였다.
그때의 다짐은 셋이서 마지막날 챔피언 조에서 우승을 한번 다투자는 것이었다.이들은 그렇게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였다. 희망사항이었다.
그러나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 빅3가 함께 맞붙지는 않았지만 "(세리)언니의 화려한 부활을 기대할께요"라는 최나연의 덕담은 5개월 만에 사실이 됐다.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장(파72·6646야드)에서 열린 벨 마이크로 LPGA 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 최종 4라운드. 박세리는 폭우로 이날 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3라운드 합계 13언더파로 동타를 이룬 브리타니 린시컴(미국),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치른 연장 접전 끝에 세 번째 홀에서 극적인 3m 버디를 잡아 시즌 첫 승이자 통산 25승째를 기록했다.
2007년 7월 LPGA 투어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뒤 2년10개월 만의 우승이다. 박세리가 우승을 확정짓자 이날을 기다렸다는 듯 신지애 등 '세리키즈'들이 그린 한가운데로 뛰어나와 '우상의 부활샷'에 샴페인을 터트렸다.
박세리의 눈물이 빗줄기와 샴페인이 함께 뒤섞인 채 흘러 내렸다. 5년 전의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의 가슴속은 오늘처럼 항상 홍수가 날 정도로 큰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2005년 상금랭킹이 102위까지 밀리며 최악의 부진에 빠지자 '이제 박세리는 끝났다'는 평가가 여기저기에서 쏟아졌다. 그때까지 통산 21승을 거뒀지만 한 번의 부침은 그를 끝 간 데 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2006년과 2007년에 각각 1승씩 따내며 녹슬지 않은 샷 감각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최근 3년간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올해 들어서는 단 한 차례도 톱 10에 들지 못했고 2주 전 멕시코에서 열린 트레스 마리아스챔피언십에서는 1라운드 때 11오버파 84타를 친 뒤 결국 기권했다.
'세리키즈'의 우상이었던 그의 모습은 더욱 처참했다.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다친 손가락 부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박세리는 "난 아직 죽지 않았다. 한번 해보는 거야. 아름다운 마지막을 장식하자. 은퇴를 하더라도 과거의 박세리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끝내자. 오늘의 수치를 참자"고 수차례 이를 악물었다. 그렇게 박세리는 화려한 '눈물 꽃'을 뿌리며 다시 돌아왔다.
최창호 기자[chchoi@joongang.co.kr]
박세리(33)가 찬 소주 잔을 기울이며 말했다. 눈이 펑펑 내리던 지난해 12월이다. '세리키즈'의 대표주자인 후배 신지애(22·미래에셋), 최나연(23·SK텔레콤)과 함께 올 한해 선전을 다짐하는 송년회 자리였다.
그때의 다짐은 셋이서 마지막날 챔피언 조에서 우승을 한번 다투자는 것이었다.이들은 그렇게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였다. 희망사항이었다.
그러나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 빅3가 함께 맞붙지는 않았지만 "(세리)언니의 화려한 부활을 기대할께요"라는 최나연의 덕담은 5개월 만에 사실이 됐다.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장(파72·6646야드)에서 열린 벨 마이크로 LPGA 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 최종 4라운드. 박세리는 폭우로 이날 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3라운드 합계 13언더파로 동타를 이룬 브리타니 린시컴(미국),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치른 연장 접전 끝에 세 번째 홀에서 극적인 3m 버디를 잡아 시즌 첫 승이자 통산 25승째를 기록했다.
2007년 7월 LPGA 투어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뒤 2년10개월 만의 우승이다. 박세리가 우승을 확정짓자 이날을 기다렸다는 듯 신지애 등 '세리키즈'들이 그린 한가운데로 뛰어나와 '우상의 부활샷'에 샴페인을 터트렸다.
박세리의 눈물이 빗줄기와 샴페인이 함께 뒤섞인 채 흘러 내렸다. 5년 전의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의 가슴속은 오늘처럼 항상 홍수가 날 정도로 큰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2005년 상금랭킹이 102위까지 밀리며 최악의 부진에 빠지자 '이제 박세리는 끝났다'는 평가가 여기저기에서 쏟아졌다. 그때까지 통산 21승을 거뒀지만 한 번의 부침은 그를 끝 간 데 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2006년과 2007년에 각각 1승씩 따내며 녹슬지 않은 샷 감각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최근 3년간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올해 들어서는 단 한 차례도 톱 10에 들지 못했고 2주 전 멕시코에서 열린 트레스 마리아스챔피언십에서는 1라운드 때 11오버파 84타를 친 뒤 결국 기권했다.
'세리키즈'의 우상이었던 그의 모습은 더욱 처참했다.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다친 손가락 부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박세리는 "난 아직 죽지 않았다. 한번 해보는 거야. 아름다운 마지막을 장식하자. 은퇴를 하더라도 과거의 박세리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끝내자. 오늘의 수치를 참자"고 수차례 이를 악물었다. 그렇게 박세리는 화려한 '눈물 꽃'을 뿌리며 다시 돌아왔다.
최창호 기자[ch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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