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수사모

설정스님 재선되기까지

淸潭 2009. 7. 21. 15:22

설정스님 재선되기까지
기사등록일 [2004년 08월 10일 16:00 화요일]
 
현 종회의장인 설정스님이 재임된 것을 놓고 교계는 아직 종단이 개혁의지가 살아있음을 확인한 것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당초 교계는 설정스님이 상대 후보인 종하스님에 비해 탄탄한 기반이 없다는점과 일단 종회의장직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불리한 조건을 갖고 출발했다고내다봤다. 여기에 공식적인 표명은 없었지만 현 총무원장 스님이 98년 있을총무원 선거를 대비해 재임할 구도로 종하스님을 지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 대세가 종하스님쪽으로 기울지 않았나 하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같은 정황은 그러나 결과적으로 역효과를 빚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총무원장 월주 스님의 재임을 의식한 듯한 행보에 대해 적지 않은 종도들은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같은 정황에 따라 당초 종하스님쪽으로 갈 표가 설정스님쪽으로 일부 `샜다'는 분석이다. 사실 종하스님을지지할 것으로 점쳐졌던 지방의 몇 사찰은 선거에 임박하면서 설정스님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아직 종회의원 스님들 중 젊은 소장파스님들과 비구니스님들의 표도 상당수 설정스님한테 몰린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총무원이 둔 수는 결국 무리수였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서 설정스님이 승리한 결정적 배경은 설정스님의 개인적 퍼스낼리티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지기반은 부족했지만 설정스님에대한 평이 좋았다는 것이 대세를 뒤집는데 큰 몫을 했기 때문이다. 설정스님은 지난 2년간 종회의장직을 수행하면서 별다른 문제없이 원만하게 임무를수행했다는 점, 또 종회의장으로서 국방부 대통령 예배사건 당시 결연한 의지로 종회의 입장을 단호하게 밝히고 문제를 풀어가 조계종 종회의 위상을높였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여기에 개혁당시 개혁회의법제위원장을 지내며 종단 개혁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도 선거에 큰 영향을 주었다.

설정스님은 결국 깨끗한 이미지, 종회의장으로서 지난 2년간의 평가, 그리고 개혁 인물이라는 점에서 종회의장에 무난히 재임된 것으로 교계는 풀이하고 있다.


채한기 기자
393호 [2004년 08월 10일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