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수사모

법어집 발간한 덕숭총림 방장 원 담 스님

淸潭 2008. 3. 19. 16:13

법어집 발간한 덕숭총림 방장 원 담 스님

 

 
“법어집이 없었다면 시비도 없는 법”
기사등록일 [2008년 03월 19일 수요일]
 

11월 18일 늦은 저녁 법어집 『덕숭산법향』 봉정식과 78회 생일을 하루 앞둔 덕숭총림 방장 원담 스님을 친견했다. 몸이 좋지 않다는 세간의 풍문과 달리 스님은 건강했으며 기자들에게 가벼운 농담을 건넬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스님은 법어집 발간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잘못된 일”이라고 밝혔다. “법어집이 없으면 시비도 없을 텐데 법어집이 나와 삼라만상이 다 벌어지는 것”이라며 우매한 기자들을 향해 화두를 던졌다.

수덕사는 11월 19일 300여명이 스님과 불자들의 참여한 가운데 부처님께 원담 방장 스님의 법어집을 올리는 봉정식을 봉행했다. 다음은 스님과의 일문일답.

△요즘 건강은 어떠십니까
건강 좋아. 잘 먹고 산책도 하고.

△법어집은 보셨습니까
잘 나왔어. 다 봤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없으신지요
법어집 자체가 잘못이야. 법어집이 없으면 시비도 없을 텐데 법어집이 나와 삼라만상이 다 벌어지는 것이지.

△법어집에는 없지만 대중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은 없으십니까
내가 가르쳐주고 싶은 말을 한마디도 못했어. 한마디도. 그게 제일 아쉬워.

△못하신 말씀이 무엇인데요
말해주면 알겠어. (손바닥을 치켜들며) 이것을 적어 넣어라.

△책을 봐서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어떻게 합니까
모르는 게 있으면 다행이지.

△왜 그렇습니까
아는 게 너무 많아도 걱정이야.

△만공 스님의 가르침은 무엇입니까
삼라만상을 다 가르쳤어.

△왜 방장 스님을 뵈면서 만공 스님에 대해 물을까요
귀가 가려워서였겠지.

△후학들에게 받고 싶은 것 있습니까
있지. 내 사진 찍었나. 내 모습 그대로야.

△수행자의 길은 무엇입니까
여기에 이렇게 앉아있는 것이 수행자의 길이지.

△재가 수행자의 가장 바른 길은 무엇입니까
그렇게 (의심을 갖는 것이) 행하는 것이 바른 길이야.

△법장 스님은 총무원장 소임을 잘 하고 계십니까
몰라. 그 집안 어떻게 되고 있는 모르겠어.

△사부대중이 화합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제일 좋은 말을 물어봤어. 제일 좋은 말인데, 좋은 대답하기가 어려워.

△저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신다면
악! 나 할말 다했어. 부지런히 일어나서 부지런히 가.

수덕사=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732호 [2003-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