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실/역사의기록

임금의 함에는 어떤 예물 담겼을까

淸潭 2008. 3. 2. 11:10
 
임금의 함에는 어떤 예물 담겼을까

 

국립문화재硏, 국역 ’국혼정례’ 발간
연합뉴스
꽃무늬를 새긴 은 50냥, 대홍색ㆍ초록색 명주 각 16필, 목화 10근, 당주홍 칠을 한 함 1부, 당주홍 칠을 한 상 1좌….

조선시대 왕이 왕비를 맞을 때 혼약이 이뤄진 증거로 왕비집에 예물을 보내는 납징(納徵)에서 사용되던 물품이다. 그러니까 오늘날로 말하면 함 속에 들어가는 예물들이다.

왕비 가례 때 왕이 왕비 측에 보내야할 예물은 이것 만이 아니다.

간택 이후 보내는 빙재(聘財)와 별궁예물, 납채(納采), 즉 청혼 이후 보내는 정찬예물과 본방예물까지, 나라에서 제일 큰 혼례이니만큼 절차도 복잡하고 사용되는 물품도 많았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가 최근 국역해 발간한 ’국혼정례(國婚定例)’는 18세기 조선 왕실의 혼례의식을 상세하게 보여주는 기록이다.

당시 혼례 풍속이 사치스러워 국비의 낭비가 심한 것을 우려한 영조의 명에 따라 암행어사로 잘 알려진 박문수 등이 영조 25년(1749년)에 지은 책으로 왕실의 혼인에 대한 정례를 만들어 궁중 혼수를 줄여 쓰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 책에는 왕비를 맞는 가례를 비롯해 왕세자가례, 숙의가례, 대군가례, 왕자가례, 공주가례, 옹주가례 등 크고 작은 가례들이 순서대로 기재돼 있다.

또 각 가례별로 혼례의 절차, 의례에 따라 사용되는 예물과 그릇, 잔칫상 차림을 열거해 수량을 한정하고 가례에 소용되는 의복의 종류와 분량까지 세밀하게 명시했다.

왕비 가례의 경우 우선 왕실에서 왕비 집에 청혼하는 납채와 예물을 보내는 납징에서 시작해 왕비측에 결혼 날짜를 알리는 고기(告期), 왕비를 책봉하는 책비(冊妃) 순으로 진행된다.

이어 왕이 왕비집으로 가서 친히 왕비를 맞아 궁궐로 함께 오는 친영(親迎)과 왕과 왕비가 서로 절한 뒤 술과 술잔을 나누는 동뢰연(同牢宴)을 치르고 경우에 따라 왕실의 웃어른인 왕대비와 대왕대비에게 공식으로 인사를 하고 나면 왕실의 혼례가 끝난다.

연구소측은 “국혼정례는 왕실 혼례의 절차와 물품을 매우 세밀하게 규정하고 있어 조선후기 혼례의식이나 물품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력 : 2008.03.02 07:56
 
 

'참고실 > 역사의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암울한 일제치하 2  (0) 2008.03.02
암울한 일제치하 1  (0) 2008.03.02
제89주년 삼일절 관련 포토뉴스  (0) 2008.03.02
獨立宣言文  (0) 2008.03.01
“내포·가야산 세계유산 가치 충분”  (0) 2008.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