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때 부처님께서 두 눈썹 사이의 백호상(白豪相)으로부터 큰 광명을 놓으시니,
이름을 명여래법(明如來法)이라 하였다. 그 무량한 아승지 광명으로 권속을 삼아서 시방의 일체 세계를 두루 비추고, 열 바퀴를 돌며 부처님의 한량없는 자재로움을 나 타내어 무수한 보살 대중을 깨우쳤다. 그때 모든 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일체 악마의 광명을 가리어 마치 먹덩이처럼 만들었다. 그리고 모든 보리를 나타내고 모든 대중을 나타내며, 장엄을 성취하여 법계 허공계 등 일체 세 계를 두루 비추었다. 그리고 다시 일체 보살 대중을 돌고는 여래성기묘덕(如來性起 妙德)보살의 정수리로 들어갔다. 그때 모든 대중의 마음은 매우 기쁘고 몸과 뜻은 부드러워져 이렇게 생각하였다. '참으로 신기하고 희유하다. 부처님께서 지금 큰 광명을 놓으 시고 반드시 매우 깊고 바른 법을 연설하실 것이다.' 그때 여래성기묘덕보살은 보현보살에게 물었다. "불자여, 부처님이 나타내시는 큰 위력은 불가사의합니다. 이 것은 무슨 상서로운 징조입니까." 보현보살은 여래성기묘덕보살에게 답하였다. "불자여, 내 생각과 내가 본 바로는 과거 여래께서 큰 광명을 놓으시면 반드시 여래의 성품이 일어나는 바른 법을 말씀하셨습 니다. 그러므로 지금 부처님이 큰 광명을 놓아 자재한 힘을 나타 내시는 것도 반드시 여래의 성품이 일어나는 바른 법을 말씀하실 것입니다." 그때 여래성기묘덕보살이 여래성기정법이라는 이름을 듣자 일 체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면서 무량한 광명이 나타났다. 여래성기묘덕보살은 보현보살에게 물었다. "불자여, 어떻게 하면 보살마하살이 여래의 성품이 일어나는 바른 법을 알 수 있습니까?" 보현보살은 여래성기묘덕보살에게 답하였다. "불자여 여기 모인 무수한 보살마하살은 청정한 모든 업을 잘 배워 수행하고 생각하는 지혜로 모든 부처님의 장엄을 성취하여 저 언덕에 도달하였습니다. 또 부처님의 위의에 머무르고 부처님 의 행을 갖추었으며, 모든 부처님을 바로 생각하되 어지러운 일 이 없으며, 큰 자비로서 일체 중생을 관찰하고 궁극의 지혜로 보 살의 묘한 신통을 분별하며, 부처님의 신력을 얻고 모든 부처님 의 공덕에 머뭅니다. 이와 같이 다함없는 공덕을 성취한 보살이 모두 여기 와 모였습니다. 그대는 과거에 한량없이 무수한 부처님을 공경, 공양하면서 온 갖 선근을 심어 보살의 위없는 묘한 행을 성취하고, 모든 삼매문 에서 자재를 얻어 모든 부처님의 비밀의 법에 깊이 들어갔으며, 또 모든 불법에서 온갖 의혹을 없앴으며, 일체 중생의 근기를 잘 알고 그들의 성질을 따라 설법하며, 부처님의 지혜를 따라 일체 불법을 분별해 연설하면서 저 언덕에 이르러 이런 한량없는 공덕 을 성취했습니다."
2. 그때 다시 여래성기묘덕보살이 보현보살에게 물었다. "
훌륭하십니다. 불자여! 부처님의 성품이 일어나는 바른 법을 설명해 주십시오." 그때 보현보살은 여래성기묘덕보살과 여러 대중에게 말하였다. "불자들이여, 여래의 성품이 일어나는 바른 법은 불가사의합니 다. 왜냐하면 조그만 인연으로는 깨달음을 이루어 세상에 나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불자들이여, 무량 무수한 백천아승지의 열 가지 인연이 있어야 깨달음을 이루어 세상에 나오는 것이니 그 열 가지란 무엇입니 까. 첫째는 무량한 보리심을 내어 일체 중생을 버리지 않는 것이 요, 둘째는 과거의 무수한 겁 동안 온갖 선근을 닦아 그 마음이 정직하고 깊은 것이며, 셋째는 무량한 자비로 중생을 구호하는 것이요, 넷째는 무량한 수행을 닦아 큰 서원에서 물러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무량한 공덕을 쌓되 충분하다는 마음이 없는 것이요, 여섯째는 무량한 모든 부처님을 공경하며 중생을 교화하 는 것입니다. 일곱째는 무량한 방편의 지혜를 내는 것이요, 여덟 째는 무량한 모든 공덕의 창고를 성취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무 량한 장엄의 지혜를 내는 것이요, 열째는 무량한 모든 법의 진실 한 뜻을 분별해 연설하는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이와 같은 무량 무수한 백천 아승지의 열 가지 법 문이라야 등정각을 이룬 부처로서 세상에 출현하는 것입니다. 여러 불자들이여, 보살 마하살은 또한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여래의 성품이 일어나는 바른 법은 그 공덕이 무량하나니, 그것 은 행이 무량하기 때문이요, 시방에 충만하여 오고 감이 없기 때 문이며, 나고 머물고 멸함을 떠나 행이 없기 때문이요, 마음과 의식을 떠나서 몸이 없기 때문이며, 성품이 허공과 같아 다 평등 하기 때문입니다. 또 일체 중생에게는 '나'도 '내것'도 없고 그 끝도 없기 때문 이며, 일체의 세계가 다함도 변함도 없기 때문이며, 미래 세상은 끊어지지도 않고 물러나지도 않기 때문이며, 미래 세상은 끊어지 지도 않고 물러나지도 않기 때문이며, 여래의 지혜에 의심이 없 고, 둘이 없어 평등하며 유위(有爲)와 무위(無爲)를 관찰하기 때 문이며, 정각을 이루어 중생을 이롭게 하고 본래 행을 회향하여 자재하고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3. 그때 보현보살은 거듭 여러 보살들에게 말하였다.
"여러 불자들이여, 여래를 알거나 보는 보살은 한량없는 공덕 을 원만히 성취합니다. 왜냐하면, 여래는 한 법이나 한 행이나 한 몸이나 한 세계로 중생을 교화하지 않고, 한량없는 법과 한량없는 행과 한량없는 몸과 한량없는 세계를 갖춰 일체 중생을 평등하게 교화하기 때문 입니다. 불자들이여, 비유하면 저 허공은 빛이 있는 곳이나 빛이 없는 곳이나 어디고 다 갑니다. 그러나 그것은 가는 것도 아니요, 가 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허공은 형상이나 빛이 없기 때문입니다. 여래의 법신 도 그와 같아서 일체의 장소, 일체의 세계, 일체의 법, 일체의 중생, 어디에도 가지만 가는 곳이 없습니다. 그것은 바로 여래의 몸은 정해진 몸이 아니기 때문이며, 교화할 곳을 따라 그 몸을 나타내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 불자들이여, 비유하면 허공이 아주 넓어 일체 중생을 다 수 용하면서도 거기에 집착하지 않는 것처럼, 여래의 법신도 그와 같아서 일체 중생과 세간의 선근을 비추면서도 세간의 선근을 떠 나 집착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래의 법신은 일체의 집착을 모두 버렸기 때문입니 다. 또한 불자들이여, 해가 세상에 나오면 한량없는 일로 중생을 이롭게 합니다. 즉 어두움을 없애고 일체 산림과 약초와 온갖 곡식과 풀, 나무 등을 기르며, 냉기와 습기를 없애고, 허공을 비춰서 허공의 중생 을 이롭게 하며, 연못을 비춰서 연꽃을 피게 하고, 세상을 두루 비추어 일체 빛깔과 형상을 나타내며 세간의 일들을 다 성취시킵 니다. 왜냐하면 해는 광명을 두루 놓기 때문입니다. 여래의 지혜도 또한 그와 같아서 한량없는 일로 일체 중생을 두루 이롭게 합니다. 또한 불자들이여, 해가 뜨면 먼저 큰산을 비추고 다음에는 일 체 대지를 두루 비춥니다. 그러나 햇빛은 '나는 먼저 큰산을 비 추고 차례로 대지를 두루 비추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산과 대지에 높고 낮음이 있기 때문에 그 비침에 먼저와 나중 이 있을 뿐입니다
4. 또한 불자들이여, 저 해가 세상에 나타나더라도
태어날 적부터 장님인 중생은 그것을 보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육안이 없기 때 문입니다. 그러나 그 장님이 비록 해를 보지는 못하더라도 그 햇 빛의 이익은 받습니다. 즉 그 햇빛 때문에 음식과 살림살이와 도 구를 얻고 냉기와 습기를 없애어 몸을 가뿐하게 하며, 바람기, 한기, 담증, 종기 등의 병을 모두 치료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지혜의 해가 세상에 나오는 것도 그와 같아서 일체의 그릇된 견해, 무지, 그릇된 생활 등으로 날 적부터 장님이 된 중 생은 부처님의 지혜 광명을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불자들이여, 그 장님이 여래의 지혜 햇빛은 보지 못하 더라도 여래의 지혜 햇빛의 이익은 얻습니다. 즉 사대(四大)의 모든 고통을 없애어 몸이 안락하고 일체의 번뇌와 고통의 근본을 끊습니다. 또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부처님의 열 가지 한량없는 음성 을 알아야 합니다. 열 가지 한량없는 음성이란 무엇입니까. 이른바 허공과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그것은 이르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이 요, 법계와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사무치지 않는 것이 없 기 때문이며, 중생계와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일체 중생 들을 모두 기쁘게 하기 때문이요, 행업(行業)과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일체의 과보를 두루 설명하기 때문이며, 번뇌와 같 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끝까지 적멸하기 때문이요, 갖가지 음성과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교화받을 중생들이 다 그 소리를 듣기 때문입니다. 또 욕락과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모든 해탈을 다 분별 해 말하기 때문이요, 삼세와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한계 가 없기 때문이며, 지혜와 같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모든 법 에 깊이 들어가기 때문이요, 물러나지 않는 부처님의 경계와 같 이 한량없음을 알고 보나니 여래의 법계에 순응하기 때문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여래의 음성에 이런 열 가지 한량없 는 아승지가 있음을 알고 봅니다." 그때 여러 보살들은 보현보살에게 물었다. "이 경은 무엇이라 이름해야 하며 또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 니까?" "불자들이여, 이 경의 이름은 '모든 부처님의 비밀한 진리의 창고'라 합니다. 그리하여 이것은 세간의 그 누구도 헤아리지 못 하며 오직 여래만이 알고 있는 큰 지혜 광명으로서 여래의 종성 (種姓)을 개발하고, 일체 보살의 공덕을 기르며, 일체 여래의 경 계에 순응하며, 일체 중생들을 다 청정하게 하고 부처님의 궁극 의 법을 분별해 연설하는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이 경전은 다만 불가사의한 교법을 의지하는 보살 마하살로서 한결같이 보리를 구하는 이를 위해 분별해 연설할 것 이지,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경은 보살 이외에는 어떤 중생의 손에도 들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5. 불자들이여, 비유하면 전륜성왕이 가진 칠보는
첫째 부인이 낳 은 왕자로서 원만한 성왕의 상을 갖춘 이 이외에는 아무도 가질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불자들이여, 만일 전륜성왕에게 온갖 덕을 갖춘 왕자가 없다 면, 그 왕이 목숨을 마친 뒤에는 그 보배들은 저절로 없어질 것 입니다. 불자들이여, 이 경도 그와 같아서, 여래의 참 아들로서 모든 여래의 종성의 집에 태어나 여래의 성과 모든 선근을 심은 이 이 외에는 어떤 중생의 손에도 들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만일 그런 부처님의 참 아들이 없다면 이 경은 곧 없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성문이나 연각은 이 경의 이름조차도 듣지 못 하거늘 하물며 받아 지니며 쓰거나 해설할 수 있겠습니까. 그럴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보살 마하살은 이것을 스스로 외워 지니고 베껴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은 이 경의 이름이라도 들으 면 기뻐하여 공경하고 정성껏 받들어 지닙니다. 왜냐하면 보살 마하살은 이 경을 믿고 좋아하기 때문에 방편을 조금만 쓰더라도 반드시 위없는 보리를 얻을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비록 무량 억 겁 동안 육바라밀을 행하고 도품(道品)의 선근을 닦아 익히더라도, 이 경의 이름을 듣지 못했거나, 들었더라도 믿고 받들지 않으면, 그들은 거짓 보 살로서, 여래 종성의 가문에 태어난 이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만일 보살마하살로서 이 경의 이름을 듣고는 그것 을 믿고 받들어 지니거나 또 따르면, 그는 참 불자로서, 부처님 의 가문에 태어난 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일체 여래의 경계에 순응하고, 일체 보살의 바른 법 을 갖추어, 일체 종지(一切種智)의 경계에 편히 머물고, 일체 세 간의 모든 법을 멀리 떠나며, 여래의 행을 내어 기르고, 일체 보 살의 모든 법의 저 언덕에 이르러, 여래의 자재한 바른 법에 대 해 의혹 하는 마음이 없으며, 스승 없는 자리에 끝까지 편히 머 물고, 일체 여래의 경계에 깊이 들어갈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로서 이 경의 법을 듣는 이는 평등한 뜻의 행과 무량한 마음을 내고, 일체 허망한 생각을 멀리 떠나 끝까지 정직한 마음으로 평등하고 청정하기를 닦아 익힘이 허공 과 같으며, 일체 보살의 행업을 분별하고 관찰하여 법계와 평등 하고, 일체 종지를 완전히 성취하여 세간의 더러움을 멀리 떠날 것입니다. 또 청정한 마음을 내어 일체 시방 세계에 가득 채우고 보살의 법문에 깊이 들어가 삼세의 부처님들을 평등하게 관찰하며, 선근 의 공덕과 지혜를 완전히 갖추어 이런 모든 법에 깊이 들어가되 들어감이 없고, 한 법도 생각하지 않고 두 법도 생각하지 않으면 서 무량한 모든 법을 평등하게 다 관찰해야 하는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이런 공덕을 성취하면 조그만 방편 으로도 스승 없는 지혜를 얻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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