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일간 중국시보(中國時報)는 얼굴도 몰랐던 생부 차이한차오(蔡漢朝.77)와 극적으로 상봉한 베트남 여성 쩐 씨 총(41)의 눈물겨운 사연을 22일 소개했다.
쩐 씨의 사연은 차이 옹이 홍콩에서 북베트남 여인과 사랑에 빠졌던 6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이 옹은 하지만 이 여인이 중병을 앓고 있던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간 뒤 마침 발발한 베트남 내전에 휩쓸리면서 결국 사랑하는 여인을 다시는 만날 수 없었다.
차이 옹은 당시 "혹시라도 잊을까봐" 이 여인에게 정표로 자신의 사진과 반지를 건넸다.
전란의 와중에 베트남에서 태어난 쩐 씨는 어머니가 곧 숨을 거두자 이모의 품속에서 자라야 했다. 쩐 씨는 결혼을 앞둔 89년에서야 자신을 키워준 이모로부터 "너의 생모는 요절했던 큰 이모"라는 고백과 함께 생부의 소지품을 건네받았다.
결혼 이후 가정에 불성실했던 남편을 대신해 온갖 힘든 일을 마다 않으며 자녀들을 어느 정도 키운 쩐 씨는 2004년 아버지를 찾기로 마음 먹고 소개소를 통해 간병인 취업을 신청, 대만에 들어왔다.
생부의 출생연월이 적힌 빛바랜 사진 한 장, 아버지의 이름이 새겨진 금반지 한개가 그녀가 갖고 있는 단서의 전부였다.
그해 6월부터 대만 타이베이현의 신좡(新莊)의 한 가정에서 중병을 앓고 있는 할머니를 돌보게 된 쩐 씨는 아버지 찾기를 당분간 멈추고 할머니를 돌봤지만 7개월만에 세상을 떠났다.
이어 자신의 소지품도 챙기지 못한 채 다시 남부 진먼(金門)도에 간병인 소개를 받아갔다.
진먼도에서 한숨을 돌린 쩐 씨는 최근에서야 현지 경찰에 생부를 찾고 있다는 신고를 하면서 소지품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한 경찰관이 신좡의 전 주인집 할머니의 남편에게 간병인의 소지품을 찾아봐 달라고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고 할머니의 방에서 소지품 상자를 찾아낸 차이 옹은 호기심에 상자를 열어보고선 바로 자신의 젊을 적 사진과 정표로 줬던 금반지를 발견했다.
할아버지는 놀란 마음을 진정한 후 경찰관에게 자신이 직접 갖다주겠다며 진먼에 도착, 그동안 몰라봤던 자신의 딸과 다시 해후했다.
현지 경찰은 이 부녀의 유전자 확인 검사 및 가족관계 확인 절차를 돕고 있으며 쩐 씨는 베트남에 돌아가 다시 대만 입국 수속을 밟고 있다고 전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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