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좋은생각

침묵하는 연습

淸潭 2007. 11. 13. 18:13
         
        
        침묵하는  연습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 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유안진《그리운 말 한마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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