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상상력이 아니라 인내력으로 성공했다”
내달 내한강연 세계적 건축가 日 안도 타다오
‘학벌’이 결코 무시될 수 없는 사회분위기를 가진 일본에서 건축가 안도 타다오(安藤忠雄·66)는 고졸 학력으로 도쿄대 공학부 교수를 했다. 그는 오사카의 ‘빛의 교회’, 나오시마 섬의 현대미술관, 파리 유네스코 빌딩의 ‘명상의 공간’, 이탈리아의 베네통 아트스쿨인 ‘파브리카 리서치 센터’ 등 수많은 화제작품을 지었고, 일본건축가협회상, 프랑스건축아카데미 골드메달, 미국건축가협회 골드메달 등을 받은 세계적 건축가다.
안도 타다오는 오는 11월 5일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리는 강연회 ‘꿈을 만들다(Making Dreams)’에서 자신의 독특한 경력과 건축철학에 대해 얘기한다. 이에 앞서 오사카에 있는 그의 건축사무소를 찾아갔다. 그는 “나는 ‘상상력’이 아니라 ‘인내력’으로 성공했다. 너무나 힘들었다”고 말했다.
◆건축은 사람의 꿈을 이루는 것
―왜 건축가가 되었나?
“중학교 2학년 때 우리 집 증축하는 것을 보면서 ‘건축은 사람의 꿈을 이루는 것’ 이란 걸 느꼈다. 하지만 대학에 갈 경제력도 학력도 없었다. 그래서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했는데 좀처럼 일거리가 주어지지 않았다. 20대 대부분을 빈 터를 보며 ‘여기에 이렇게 집을 지으면 좋겠다’고 꿈꾸며 살았는데 거의 실패했다. 하지만 ‘기회는 언젠가 반드시 온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그는 실패했던 경험을 모아 ‘연전연패(連戰連敗)’(까치출판사)라는 책도 냈다. 책에서 그는 런던 테이트갤러리 등 세계적인 건축물의 설계경기(competition)에서 줄줄이 떨어졌던 경험을 자세히 얘기했다.
- ▲ 안도 타다오의 대표작인 나오시마 섬 프로젝트 중 하나인‘지중(地中)미술관’내부의 모습. 전시 작품이 돋보일 수 있도록 건물은 조용히 입을 다문 모습이다. /안도 타다오 건축연구소 제공
- ―당신처럼 성공한 건축가에게 연이은 실패의 추억이 있을 것이라곤 생각 못했다.
“마음먹은 대로 진행된 작업이 없었다는 뜻이다. 생각과 현실이 안 맞아 괴로웠고, 설계경기에서는 대부분 떨어졌다. 하지만 패배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나는 당선된 사람들의 설계를 연구하며 배웠다.”
그는 사무실 안에 있는 10여 개의 건물모형들을 가리키며 “내 작품이 아니라 다른 건축가들의 작품이다. 나는 다른 사람의 성공을 보면서 연구한다”고 했다.
◆이제는 환경을 고려하는 건축!
―오늘날 건축가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기념물(monument)을 만드는 시대는 갔는데 건축가는 늘 기념물을 남기고 싶어한다. 환경을 고려하는 건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대사회에서 감성이 둔해서는 지구를 살릴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도로를 하천으로 되돌린 서울 청계천을 보고 감동했다. 나도 요즘 도쿄에 ‘바다의 숲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한국의 난지도 같은 쓰레기섬을 숲으로 만드는 것이다. 1인당 1000엔씩 내서 나무를 심는 프로젝트다. 다행히 세계적 록밴드 유투(U2) 등 외국에서도 이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사람들이 나왔다.”
안도 타다오의 건축은 회화 같다. 선(線)으로 공간을 나누는 단순미는 추상화 같고, 빛과 물이 자연스럽게 건물 안으로 들어오도록 만드는 건물은 환경친화적이다. 임채진 홍익대 건축과 교수는 저서 ‘안도 다다오: 건축의 누드작가’(살림출판사)에서 “그의 건축물은 주변에 늘어서 있는 떠들썩한 집들로부터 떨어져 조용히 무엇인가를 계속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바람의 교회’ ‘물의 교회’ ‘빛의 교회’처럼 자연친화적 건물을 지으면서 건축 재료는 콘크리트, 철, 유리를 즐긴다는 점이 흥미롭다.
“콘크리트, 철, 유리는 쉽게 구입하고 쉽게 가공할 수 있는 재료다. 나는 현대사회를 대변하는 재료를 가지고 미래에 영원히 남을 작품을 만들고 싶다.”
그의 사무소에는 대표 전화 1개만 있을 뿐, 직원 개인 책상에는 전화가 없다. 휴대폰 발신음도 금지돼 있다. 창조적 상상력을 집중하는데 방해되는 요소는 불허다. 30명 직원 전원이 오로지 일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그는 “지금 우리 사무소는 일본 내에 25개, 외국에서 25개의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며 “작은 회사에서 세상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강연회는 11월 5일 오후 6시30분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02) 744-8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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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타다오는
‘누드 건축의 대가’ 프랑스·이탈리아 등 세계 곳곳에 건축물
일본인 건축가로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른 안도 타다오는 전설적인 유명 인물이다. 고졸 학력으로 프로 권투선수 경력까지 있는 그는 독서와 여행 등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했다.
콘크리트 재질이 건물 바깥 면에 드러나도록 하는 ‘노출 콘크리트’ 기법을 즐겨 사용하는 등 건물의 재료를 드러나도록 하는 ‘누드 건축’의 대가다. 선(線)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일본 특유의 미학을 담고,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자연과 도시의 만남을 추구한다. 그래서 ‘엄격한 기하학 형식을 따르되 휴머니즘이 있는 건축’ 이라는 평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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