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책 속의 향기

초야권을 빼앗기고 복수에 나서다

淸潭 2007. 7. 29. 10:17
초야권을 빼앗기고 복수에 나서다
 
바다의 성당(전2권)
일데폰소 팔코네스 장편소설|정창 옮김|대교베텔스만|각 권 9500원
중세의 교회들이 왕과 교회의 권위를 내세우며 화려하게 지어진 것과 달리 14세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건축된 산타 마리아 성당(Santa Maria del Mar)은 항구에서 짐을 나르던 하층민들에 의해 지어진 ‘바다의 성당’이었다.

지난해 스페인에서 발간돼 20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이 소설은 성당 주변 하층민들이 지배계급의 착취에 맞서 싸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농노 베르나트와 프란세스카의 결혼식장에 영주가 들이닥친다. 영주는 초야권을 주장하며 신부를 무참히 능욕한다.

베르나트는 고향을 버리고 바르셀로나로 흘러 들어오지만 소요사태의 주동자로 몰려 공개처형을 당하고 만다. 베르나트의 아들 아르나우는 천신만고끝에 자유인이 되고, 바다의 성당 건축에 참여하지만 그마저도 종교재판에 회부당한다.

거듭된 역경을 뚫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원수를 갚아나가는 아르나우의 활약상은 몬테크리스토 백작 만큼 통쾌한 몰입감을 준다. 산타 마리아 성당을 짓는 상세한 과정, 당시의 해상전투와 노예무역 풍경 등도 흥미롭다.

현직 변호사인 작가는 소설이 200만부 넘게 팔려 나가자 출판사까지 차렸다고 한다.

신용관 기자 , qq@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