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병 당뇨, 앞으로가 더 절망적"
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8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환자 100명 중 4명은 진료 시작 1년 내 목숨을 잃는다. '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2005년 당뇨병 전국 표본조사' 결과는 쇼킹했다.
2005년 1월부터 3년간 표본조사 작업을 주도한 고려대 구로병원 백세현 교수조차 "조사 결과는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표본조사 결과 발표 후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다.
그는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사회적 비용발생 규모 등이 이처럼 심각할지 예상 못했다"고 밝혔다. 당뇨병이 이른바 '국민병'이 된 셈이다.
이번 표본조사는 국내 당뇨병환자 실태에 대한 첫 전국적인 대규모 조사. 백 교수는 조사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는 데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그는 조사 착수 초기 4000명에 달하는 환자표본을 추출했다. 이어 병원, 의원, 보건소 등 전국 114개 의료기관에서 이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분석을 거쳤다.
"당뇨병에 따른 문제점은 앞으로가 더욱 절망적이다. " 백 교수의 진단이다. "환자와 의사, 양자 간 '죽음의 타협'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그는 이유를 밝혔다.
"환자는 신체적으로 아프지 않아서 의사는 의료체계의 한계와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치료조차 제대로 안 하고 있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하지만 그는 "이번 조사가 국내 만성병 실태파악과 대책마련에 있어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적인 전망을 한다.
사망진단서에 의거해 작성하는 국내 사망통계는 질병과 사망 간 정확한 연결고리를 찾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 합병증 등으로 사망하더라도 사망진단서에서는 이런 '당뇨 인과성'은 빠지게 된다는 것.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 수치는 이처럼 실제보다 훨씬 '저평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90년대 이후부터 해마다 올라가 2005년 현재 사망원인 가운데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 교수와의 일문일답◐
▷표본조사에 나서게 된 배경은?
-"2002년부터 3년 가량 당뇨 발병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남태평양 마이크로네시아에서 진료봉사를 했다. 그 과정에서 환자들에게 약만 주는 것은 별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당뇨에 대한 교육을 시작했다.
당뇨병 환자에 대한 국내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거기에 맞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
▷조사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표본조사의 정확성 확보 문제였다. 데이터에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4000명의 환자 샘플을 추려냈다. 이어 전국 114곳의 병원·의원 등에서 철저한 검증과 분석을 거쳤다.
대학교수와 전문연구원 15명과 20여명의 파트 파이머들이 3년 동안 꼬박 매달렸다. "
▷국내 당뇨병 실태에 대해 '앞으로가 더 절망적'이라 했는데….
-"신체적 고통이 없다보니 환자들은 발병해도 병원을 찾지 않는다. 병원과 정부의 관리체계도 허술하다.
예를 들어 신부전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의원들은 미세단백뇨 검사를 거의 안 하고 있다. 개인병원에서 이런 검사를 많이 하면 과잉진료라 하여 건강보험 혜택을 삭감당할 수 있어서다.
또 치료효과가 좋은 약제를 두세 가지 병행해 써도 안 되게 돼 있다. 환자들과 의사들 간 '죽음의 타협'이 이뤄지고 있다. "
▷효과적인 당뇨병 예방대책이 있다면?
"고위험군에 대한 검진강화·예방교육과 더불어 '적정관리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미국 호주 영국 등에서는 일부 안과·혈액검사 등 정해진 요건을 충족한 병원들에게 적정관리에 대한 보상을 해주고 있다. 결국 발병이 줄어들어 나랏돈을 절약할 수 있는 길이다. "
데일리노컷뉴스 송강섭 기자 ericsong@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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