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 지음 | 해냄 | 422쪽 | 1만3000원
입력 : 2007.03.02 22:16
- 지금까지 그 누가 이 임금의 ‘리더십’에 관심을 기울인 적이 있더란 말인가. 임진왜란 7년 전쟁을 겪은 비운의 임금, 조선 14대 왕 선조(宣祖·재위 1552 ~1608)는 위기관리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군주이자 신하들을 견제했던 권력욕의 화신처럼 인식돼 왔다. ‘태종’ ‘세조’ ‘성종’과 같은 군주열전 시리즈를 잇달아 낸 저자는 네 번째 군주로 바로 선조를 주목했다. 실록의 원(原)텍스트를 바탕삼아 다시 들여다본 선조는 뜻밖에도 ‘조선 최악의 위기를 넘긴 탁월한 군주’다.
선조는 중국 왕실 역사서 ‘대명회전’에 잘못 기재된 조선의 역사를 200년 만에 바로잡았고 국난의 위기에서 명나라의 파병을 성사시켜 나라를 지켜낸 외교적 능력을 보였다. 그의 학술적 업적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서(四書)를 훈민정음으로 풀어 쓰는 프로젝트를 전략적으로 추진해 한글의 위상을 높였다. 인재 관리 능력 또한 주목해야한다. 이황·기대승·이이·정철·유성룡·이덕형·이항복·이순신·허준…. 이들은 그냥 등장한 것이 아니라, 능력 있는 선비들을 중용했던 임금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왜란의 극복에는 ‘자기 중심을 지킨’ 이순신뿐 아니라 ‘리더의 명령에 충직한’ 원균 또한 있었다는 점도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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