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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기업으로 가려면… 직원의 손 감싸라

淸潭 2007. 3. 3. 14:26
  • 성공 기업으로 가려면… 직원의 손 감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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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 로젠·존 케이스·마틴 스타우버스 지음|이동
    한·곽주원 옮김|지식공작소|312쪽|1만5000원

     

  • 김성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인적자원관리
    입력 : 2007.03.02 22:11
    • 이 책은 종업원소유제도사원이 회사 주식의 상당부분을 소유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기업의 경영방식과 그런 기업의 경영성과에 관한 책인데, 제목부터가 재미있다. 책 제목인 에퀴티(Equity)는 기업의 주식을 의미하면서 공정성이란 뜻도 있는데, 저자들이 강조하는 종업원소유제의 정신, 즉 사원이 ‘회사 주식’을 보유해 자신의 노력에 의해 기업가치가 올라갈 때 ‘공정하게’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 준다.

      이 책이 다루는 종업원소유제도는 일반적인 종업원지주제도(ESOP) 뿐아니라 스톡옵션제도, 제한적 주식보상제도, 주식매입제도 등 사원이 주식을 취득할 수 있게 하는 모든 제도를 포괄한다. 이런 포괄성의 장점은 다양한 종업원소유제 사례를 접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단점은 서로 상이한 종업원소유제도가 다양한 결과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종업원소유제라는 범주에 넣어 좋은 결과를 낳는 것처럼 쓰여졌다는 것이라 하겠다.

    • ▲마이크로소프트는 스톡옵션을 도입해 수천명의 사원 출신 백만장자를 배출했다. 사진은 지난 1월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뉴욕의 한 빌딩에서 펼친 퍼포먼스의 한 장면.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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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전미종업원소유센터(NCEO)의 창립자인 제 1저자와 이 분야의 전문가인 공동저자가 오랜 경험에서 축적된 해박한 지식과 구체적 사례를 제시해 독자로 하여금 종업원소유제를 시행하는 기업이 운영되는 방식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하겠다.

      종업원 소유제도는 루이스 켈소가 1920년대의 경제대공황을 겪으면서 종업원소유제 기업을 통해 기업의 성과를 올리고 노동자와 자본가의 갈등을 원천적으로 해소하려는 정신으로 창안하면서 시작됐다. 구체적으로 코닥사,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나비스타 인터내셔널사 등 여러 회사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종업원소유제도를 적용한 사례를 소개한다. 저자들은 종업원소유제도가 성공하려면 3가지가 필요하다고 제시한다. 첫째는 사원에게 충분한 양의 주식을 제공하여 사원이 회사를 실질적으로 소유한다고 생각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사원을 존중하고 육성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사원들에게 경영방침을 주지시키고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성공지침을 따르는 모범적 경영방식을 에퀴티 모델이라 명명하고,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이상적인 경영방식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대목도 있다. 종업원소유제도는 큰 효과가 없다는 게 학계의 연구결과다. 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사원이 열심히 노력해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가는 개별 사원의 노력보다는 회사의 경영전략과 경쟁력, 경쟁사의 공세, 세계경제 환경 등에 의해 더 크게 좌우되므로 종업원소유제도가 시행되어도 사원은 결국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제시하는 것처럼 종업원소유제도와 사원존중의 조직문화, 철저한 경영방침이 어우러지면 회사의 경영실적은 향상될 것이다. 하지만 사원존중의 조직문화와 철저한 경영방침은 종업원소유제도 뿐 아니라 이익분배제도·성과급 등 웬만한 인사제도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이 책이 종업원소유제도에 대해 매우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는 이유는 저자들이 종업원소유제도를 옹호하고 전파하는 기관에 소속돼 있기 때문인 것같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종업원소유제도의 역사, 다양한 사례에 대해 그 어떤 책도 제시한 적이 없는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