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절을찾아

수종사/ 녹차한잔과 설경이 있는 곳

淸潭 2007. 1. 14. 14:10
수종사/ 녹차한잔과 설경이 있는 곳
 
소복소복 눈이 쌓이는 여유로운 주말,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면서 설경과 함께 겨울을 즐길만한 곳이 있다.

수종사(水鐘寺)가 있는 경기도 남양주가 바로 그곳. 한강을 옆에 끼고 춘천가는 길을 따라 가다보면 두물머리(兩水里)에 당도한다.

1458년 세조가 문무백관과 함께 나병 치료를 위해 금강산에 다녀오다 이수두(二水頭·지금의 양수리)에서 하룻밤을 묵게 됐다. 한밤중 잠을 청하다 종소리에 잠에서 깬 왕이 부근을 조사하게 하자, 뜻밖에도 큰 바위굴 하나가 있었다. 그 굴속의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종소리처럼 울려, 이곳에 절을 짓고 ‘수종사’라 이름지었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그후 조선 후기에 고종이 사찰을 중수, 지금에 이르고 있다.

불이문 앞 주변까지는 차량으로 오를 수도 있지만, 길이 다소 가파르므로 등산로 입구에 두고 오르는 편이 좋다. 여유있게 걸으면서 상쾌한 공기와 함께 눈아래 펼쳐지는 한강의 조망도 감상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수종사는 그리 크지는 않다. 산신각, 대웅보전, 종루, 석탑 등 사찰에 꼭 있어야 할 최소의 건물로 경내가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웅보전을 돌면 아래편에는 ‘해우소’가 있어, 전통사찰의 뒷간도 체험해 볼 수가 있다.

경내의 명소로 삼정헌(三鼎軒)이란 무료다실이 있는데, 운길산을 오르는 이들이 필수로 들르는 곳이다. 특히 점심시간 직후 시간대는 자리가 나기를 기다려야 할 정도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서면 오후의 따사로운 겨울 햇살이 가득하다. 빈 자리를 찾아 앉으면, 통유리 너머로 서거정이 감탄하고 갔다는 동방가람 중 제일의 경치, 한강의 풍광이 펼쳐진다. 이곳에서는 팽주(烹主·차를 다려 따라주는 사람)로부터 차를 다리고 마시는 법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배울 수도 있다.

우리나라 차례문화의 시조 초의선사와 그를 흠모했던 추사 김정희, 다산 정약용 역시 이곳 수종사의 샘물로 차를 즐겼다고 한다. 당시 선인들의 숨결과 함께 깊은 차향마져 느껴지는 듯하다. 차를 마시고 나오기 전에 찻그릇은 반드시 씻어두고, 무료로 제공되는 녹차지만 입구의 시주함에 시주하면 기분은 더욱 좋아진다.

따뜻한 녹차 한잔 그리고 통유리로 들어오는 햇살에 몸을 녹인 후 밖으로 나오면, 삼정헌 옆 전망공간에서 바라보는 두물머리와 산들의 전망이 일품이다. 이어 대웅보전 주변의 종루와 8각 5층 석탑도 둘러보자.

산에 오르내리는 동안 출출해진 배를 이곳만의 별미인 겨울 동치미국수와 김치만두로 든든히 채울 수 있다. 수종사에서 양수리 반대 방면, 즉 영화촬영소로 가는 길목왼편에 동치미국수집이 보인다. 국수를 맛 본 뒤 오던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남양주종합촬영소에 이른다.

‘공동경비구역JSA’를 촬영한 판문점, 옛 한양의 저자거리를 재현해 놓은 ‘취화선’, ‘형사’를 촬영한 야외세트장과 영상지원관에서 영화의 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 이곳 1층에는 영화 전반에 대한 소개가 있는 영화문화관, 영상원리체험관, 폴리녹음체험관과 소품실 등이 있다. 또 2층에는 ‘원더풀데이즈’를 촬영한 미니어처 체험전시관도 있어 이곳만의 흥미를 더해준다. 촬영소는 평일 1회(오후1시), 일요일 및 공휴일 2회(오후 1시,3시)에 걸쳐, 최신 우리 영화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시간이 있다면 여유당(與猶堂)의 다산유적지에도 들러보자. 이곳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에서 돌아와, 만년을 보내며 ‘여유당전서’를 집필한 곳이다.

이후 추사 김정희 선생이 정약용의 아들인 학연·학유 형제들과 교류하며 왕래하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곳은 조선 양택(陽宅)중 으뜸 명당이라고 하니, 팔당 호숫가의 주변 산세와 강을 관망해 보는 것도 좋겠다.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여행메모

철도/지하철 1호선(덕소행)-덕소역 하차-양서면, 대성리행 버스(30분 소요)

버스/청량리역(양수리행 2228, 8번) 강변역(2000-1번)-진중삼거리 하차-마을버스(166-1번)

자가용/서울-남양주-올림픽대로-미사리-팔당대교-6번국도(양수리방향)-양수대교앞(45번국도, 종합촬영소 방향)-검문소-금남교-수종사

식당정보

- 동치미국수 : 수종사 근처 연세중학교 앞. 동치미국수,찐만두 (031)576-4070

- 라리아 : 양근대교- 양수리-남한강변쪽 약 8분.라리아코스, 해물 스파게티(031)774-9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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