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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설악산'을 다녀와서---<1>

淸潭 2006. 12. 20. 10:55
서울 '설악산'을 다녀와서---<1>   2006/12/17 16:43 추천 0    스크랩 0

 

17사당동에서_연주암_방향DSC_0228.JPG

 

 모처럼 관악산이 깊은 눈속에 덮였습니다.

관악산이 말 그대로 '설악산'이 됐습니다.

푹푹 빠지는 길을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는 등산객들 마음은 모처럼 흐믓합니다.

 

 

함박눈이 펑펑---

 

 

어제밤부터 주~욱

기분 좋은 날 입니다.

 

어제 저녁 모처럼  '황금연못' 연극구경을 하고

마누라랑 데이트 하고 늦으막이 귀가하는 데

함박눈이 펑펑 날리더니,

아침에 깨어나 커튼을 열어 젖히니

아니 이렇게 푸근한 세상으로 변해있다니---.

 

창문을 열고 그냥 풀썩 뛰어내려도

푸우욱~신 하게 받아 줄 것처럼 많이도 쌓였습니다.

 

서둘러 행장을 꾸려

집을 나섰습니다.

1000원짜리 김밥 한 줄 넣고

관악산 향교계곡으로 오르기 위해

버스에 올랐습니다.

 

사람은 예상대로 없었습니다.

저 산속을 나만 혼자 신나게 즐기겠구나 생각하니

기분이  째졌습니다.

이 맛은 아는 사람만 아는 데---

 ㅎㅎㅎ

 

 

 

눈이 밤새 20cm가 넘게 내렸다더니

관악산 입구 전광판의 안내문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17눈DSC_0144.JPG

 

'입산자제' 

ㅎㅎㅎ

아무도 없으면 더 좋을텐데---생각하면서 

눈속에 푹 푹 빠질 것에 대비,  스패츠를 찼습니다. 

 

어라 그런데  이거 넘 서둘렀나 봅니다.

스틱을 깜박했네요.

겨울산에 스틱없으면 아주 애를 먹는데---.

얼씨구, 거기다 아이젠도 챙기지 않았네요.

 

등산로 입구 가게에서 아이젠이라도 사려고 하다,

지난 봄에 등산용품 정리하면서 쓸데없는 아이젠을 3개나 버리고도

아직도 2개나 있는 것이 생각나,

참기로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앞으로 겨울 산행할때 스틱과 아이젠 챙기는 걸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쨌든 GO!

 

17계곡_입구_풍경DSC_0145.JPG

 

오랜만에 계곡 풍광이 자연그대로 입니다.

 

등산객이 드문 드문 보이긴 했지만 평소의 향교계곡을 생각하면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조용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넉넉하고 푸근해 보여 몇시간의 산행이 아주 멋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17눈대피소2DSC_0150.JPG

 

계곡을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대피소 부근의 나무계단을 오르는  부부를 만났습니다.

아마 저분들 기분도 지금 무척 넉넉할 겁니다.

 

17계곡_오르기DSC_0169.JPG

 

이미 연주암을 들렸다 내려오는 분들입니다.

 참 부지런도 합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ㄹㄹㄹ

17연주암눈치우기DSC_0194.JPG

 

연주암에 오르자 등산객과 신도들이 대웅전 앞 마당의 눈을 치우고 있었습니다.

저 청년은 아예 반팔차림이군요.

눈이 오면 마음도 푸근해져 추운지도 모르나 봅니다.

어렸을때 눈 밭에서 뛰놀때도 그랬지 않았나요?

나중에 집에 들어온 뒤에야 손 발이 꽁꽁 얼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연주암에서 연주대까지는 아무리 길어야 한 500여m.

그러나 겨울 산의 조화는 이 거리가 만만한 게 아니지요.

갑자기 자욱한 운해가 밀려옵니다.

 

발길을 재촉해 올라간 관악산 정상은 진짜  설악산 대청봉 같았습니다.

 

17운해에_쌓인_정상DSC_0216.JPG

 

아무래도 눈보라라도 휘몰아 칠 분위기 입니다.

평소 같으면 막걸리 마시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을 텐데

정상에 발을 디딘 후엔 서둘러 내려오는 모습입니다.

 

찬바람 휘이잉 몰아치고 어두침침한 구름이 휘리릭 감아올 때 마시는 뜨거운 커피 한잔!

아마 마셔본 사람만 그 기분을 이해할 겁니다.

이럴때 커피한잔 해야 하는데,

역시 서두르다 커피도 깜박했네요~~~.

  

 

17정상풍경DSC_0214.JPG

 

이 사진은 요, '도장' 용입니다.

혹시 "저기가 무슨 관악산 정상이야" 하는 분들을 위해서

관악산이라고 새겨 놓은  그 바위의 사진입니다.

 

하산길을 사당능선으로 잡아야 할지,

아니면 다시 왔던 과천 계곡길을 다시 가야할지 잠시 망설였습니다.

아무래도 하산길은 스틱과 아이젠 없으면 애를 먹을 테니까요.

 

그러다 '눈이 20cm나 내렸는데 굴러도 푹신할 거다'  판단하고

사당능선길로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17연주암_뒤_절터DSC_0223.JPG

 

10시쯤 됐는데, 사당동에서 출발한 등산객들이 연주대 뒤 절터를 통과하고 있습니다.

더욱 용기백배하야 하산길로 내려섰습니다.

 

사진이 10장까지 밖에 안 올라가서----To be Continued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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